- NC 김종문 단장 직무 배제 결정

- 강남구 “동선 허위 진술로 고발”

코로나19 확진과 연관된 프로야구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초유의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중단 파문이 확산된다. 해당 선수인 NC 다이노스 박석민은 사적 모임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치맥을 즐겼을 뿐”이라고 해명했고, 박민우는 2020 도쿄올림픽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했다.

14일 일부 매체는 “NC 선수들이 원정 숙소로 쓰는 호텔에 외부인을 들여 술판을 벌였고, 이것이 감염병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호텔 방에는 4명의 선수가 있었고, 외부인 2명이 더 들어와 함께 음주를 즐겼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들 선수 4명 중 3명(박석민 권희동 이명기)은 코로나19에 확진됐고, 나머지 1명인 박민우는 올림픽 국가대표로 백신(화이자)을 접종한 덕분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선수들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놓고 방역당국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확진자 중 한 명인 박석민이 해명하고 나섰다. 선수 4명에 외부인 2명이 숙소에서 자리를 함께한 건 맞지만,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은 절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14일 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면서 “지난 며칠간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만 감염경로와 당시 상황에 대한 추측만 커져 더 늦기 전에 분명하게 밝히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돼 말씀드린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5일 밤 10시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해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방에 모여 야식으로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켰는데, 이때 같은 호텔에 투숙 중인 지인이 숙소 앞에서 구단 버스를 보았다며 연락해왔다. 마침 지인의 친구가 팬이라고 해서 잠깐 방에 들러 인사나 나누자고 했다”며 “추가 룸서비스로 치맥 세트를 시켰고, 함께 나온 맥주 3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4캔을 나눠 마셨다.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개인 용무로 제 방을 왔다 갔다 했다. 그런데 8일 오전 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연락해 즉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 코로나가 확산하는 엄정한 시국에 따로 모인 부분은 어떤 변명으로도 부족하다. 경솔했다. 그러나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음을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번 일로 박민우는 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는다. NC 구단은 “박민우는 이번 상황에 대한 책임과 현재 부상(손가락)을 이유로 올림픽 국가대표팀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NC 구단 황순현 대표도 “저희 선수들이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가졌고, 구단은 이에 대한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한다.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만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NC는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선수 등 NC 관련 확진자 5명이 동선을 허위진술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날 오전 NC 선수가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강남구는 오후 늦게 입장을 바꿔 이들을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확진자’로 재분류했다. 강남구 측은 “NC 선수 4명과 일반인 2명이 만났다는 시간을 CCTV로 확인했는데, 그 시간엔 6명이 모이지 않았다. 그 이외의 시간에 (6명이) 모인 것”이라며 허위진술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NC 측은 “선수들이 여러 역학조사관의 질문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해명했다. 

KBO는 1군 선수(NC 3명, 두산 2명)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13~18일 예정됐던 경기를 취소하고, 도쿄올림픽 휴식기(19일~내달 9일)까지 합해 한 달간 리그를 중단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