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2부 리그 강등 후 혁신 집중
- 새 얼굴 안병준·박정인·최준 활약
- 4위 이상 올라야 승격 경쟁 가능
- 연승 한 차례 그쳐 극복 숙제로
- 수비 보강도 마치면 상승 기대↑

프로축구 하나원큐 2021 K리그2(2부 리그)가 28일로 전체 일정(36라운드)의 절반을 소화하고 내달 3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다. 리그 10개 구단이 서로 2차례씩 경기를 치른 전반기를 결산하고, 승격 경쟁이 본격화될 후반기를 앞두고 연고팀인 부산 아이파크의 과제를 짚어본다.

	지난달 23일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2021 K리그2 13라운드 경기에서 부산 아이파크 간판 공격수 안병준이 득점 후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리빌딩’ 아이파크 안착

아이파크는 지난해 5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했지만 리그 최하위로 떨어지며 다시 2부 리그로 강등돼 올 시즌을 맞았다. ‘모두 다 바꾸겠다’를 기조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고 주전 선수도 대폭 물갈이했다. 포르투갈 출신 히카르도 페레즈(45) 감독은 올 시즌 K리그 1·2부 22개 팀을 통틀어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일 정도로 구단 측은 ‘혁신’에 절박함을 드러냈다.

새 감독이 오면서 주전 선수도 싹 바뀌었다. 이동준(24) 이정협(30) 김문환(26) 등 간판을 대부분 다른 팀으로 보냈고 새 선수를 영입했다. 부산의 새 얼굴이 된 안병준(31) 박정인(21) 최준(22) 이상헌(23) 등은 평가가 이르긴 하지만, 전반기 성적으로만 보면 ‘효과 만점’이다. 북한 국가대표팀 출신이어서 ‘인민날두’라 불리는 안병준은 28일 현재 13골로 K리그2 최다 득점, 공격포인트(15점·13골 2도움) 단독 1위를 달린다. 각각 2위(7골과 8점)와 더블스코어 차로 벌어질 정도로 압도적이다. 지난 27일 열린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8라운드 서울이랜드 FC전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를 받는 바람에 팀 내 최다 타이기록인 7경기 연속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11라운드부터 17라운드(12라운드는 연기)까지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내는 중이다.

20대 초중반의 유망주들은 알토란 활약을 펼친다. 특히 올 시즌 K리그1 1위 팀인 울산 현대에서 온 이적생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박정인은 전반기 5골을 터트리며 안병준과 함께 부산의 ‘원투펀치’로 자리 잡았다. 2019년 데뷔, 작년까지 울산 현대에서 뛰는 동안 골이 없었던 박정인은 부산으로 팀을 옮긴 뒤 전반기 15경기에 출장, 벌써 5골을 기록 중이다. 측면수비수 최준 역시 윙백으로 공격 가담도를 높이며, 4도움으로 도움 부문 리그 공동 1위를 달린다. 최준은 데뷔한 울산에서는 뛰지 못하고, 작년 경남 FC에 임대됐다가 올 시즌 부산으로 팀을 옮겨 빛을 발했다. 페레즈 감독이 ‘다이아몬드’라 칭한 이상헌은 17라운드가 돼서야 늦은 부산 데뷔골을 터트리긴 했지만, 18라운드 이랜드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으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기 6경기에 출전, 1골을 넣은 정훈성도 올 시즌 울산에서 이적해왔다. 울산 출신 유망주들이 현재 부산을 만들고, 앞으로를 개척하는 셈이다.

■성적 올려야 ‘리스타트’ 완성

베테랑이 이끌고 신진이 뒤를 받치는, 이른바 신구조화를 바탕으로 강팀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아이파크의 리빌딩 전략은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성적은 아쉽다. 팀이 갈 방향은 뚜렷이 드러냈지만, 부산은 현재 8승 2무 7패, 승점 26점으로 딱 중간인 리그 5위다. 승격 경쟁을 하려면 4위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아직 미치지 못한다. 리그 최종 순위 1위는 바로 K리그1로 승격하고, 정규시즌 3, 4위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승자는 정규시즌 2위와 플레이오프 경기를 펼쳐 승격 대상팀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1위 FC 안양(승점 29)과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해 한 경기만 이겨도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는 크다. 하지만 4위 이상 치고 올라가려면 수비 강화가 필수적이다. 전반기 부산의 팀 득점은 27골로 리그 1위이지만, 실점 역시 가장 많은 28점을 기록 중이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지만 실점이 리그 최악이라는 건 수비가 많이 허술하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17라운드 안양전에서는 4골이나 넣고도 5골을 허용해 패했다. 팬들을 열광케하는 ‘닥공’ 축구도 좋지만, 견고한 수비로 경기를 지배하지 않으면 강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새기고 후반기 경기에 나서야 한다. 페레즈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7일 이랜드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많은 득점을 하고 싶은 것도 맞고, 실점도 적게 하고 싶다”며 수비 강화에 초점을 뒀다. 그나마 이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건 수확이다. 아이파크는 이날 1 대 0으로 이랜드를 눌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인 지난달 2일 부천전(9라운드) 이후 한 점도 내주지 않는 경기를 8게임 만에 했다.

18라운드까지 연승이 딱 한 차례만 있었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아이파크는 11라운드 대전전과 13라운드 전남전에서의 승리로 올 시즌 첫 연승을 챙겼지만, 이후에는 시즌 초반의 ‘패→승→패→승’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퐁당퐁당’을 계속하면 승격 경쟁권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후반기엔 상승세를 이어나갈 대책이 필요하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