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진 탈출 진명호 6경기 무실점
- 타선 살아나자 불펜까지 안정
- 8위서 반등 내심 5위 도약 기대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구원투수진이 확 달라졌다. 타선은 폭발했지만 뒷문이 불안해 늘 아슬아슬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불펜이 안정을 찾으면서 5강 가능성을 키운다.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원정에서 롯데는 두산 베어스에 4 대 3으로 이겼다. 이로써 롯데는 전날에 이은 2연승으로 두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일등공신은 단연 불펜·마무리였다. 선발투수 최영환이 4⅔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난 뒤 김진욱(⅔이닝)-오현택(⅔이닝)-구승민(1이닝)-진명호(1이닝)-김원중(1이닝)이 짧게짧게 끊어치듯 마운드에 올라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진명호는 시즌 2승, 김원중은 11세이브를 챙겼다. 특히 지난달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진명호는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이어 이날도 깔끔한 삼자범퇴 처리로 위력을 과시했다. 진명호가 이달 10차례 등판에서 실점한 경기는 1차례뿐이다. 최근 6경기에선 아예 실점이 없다.

불펜이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자 타선이 거들었다. 롯데는 선발투수 최영환이 5회말 2 대 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6회초 정훈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에 자리했고, 부상 회복 후 복귀한 안치홍이 우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면서 3 대 3 균형을 맞췄다. 결승타는 ‘차세대 거포’ 한동희가 터트렸다. 9회초 선두타자였던 한동희는 두산 우완 이승진의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기록했다. 추가 득점 없이 한 점 앞선 상황에서 이닝이 끝나자 곧바로 시선은 마무리 김원중에게 쏠렸다. 이전 경기에서 여러 차례 ‘불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김원중은 선두타자 양석환에게는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이후 3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지난 25일 펼쳐진 두산과의 주말 1차전에서도 불펜의 활약이 빛났다. 롯데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바통을 이어받은 오현택(⅔이닝)-구승민(1⅓이닝)-김도규(1이닝)가 두산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김도규는 마무리로 올라와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끝냈다. 롯데는 앞선 9회초 한 점을 더 보태며 두산에 9 대 1로 완승했다. 작년부터 롯데에서 뛴 스트레일리는 이날 두산에 처음으로 이기며 ‘곰 공포증’에서 벗어났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승리 전까지 두산전에서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7.33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징크스를 완전히 깼다.

김원중은 2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두 경기 모두 불펜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 선수단 분위기가 매우 좋다. 5강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팀 타율이 0.279로 가장 높아 공격은 1위이지만, 수비는 평균자책점(ERA)이 5.48로 9위, 최하위권이다. 타선은 우수하지만 마운드가 불안하다는 말이다. 지난 5월 ‘승리조’ 최준용에 이어 이달 21일 김대우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롯데 불펜은 초비상이 걸렸지만 진명호 구승민 오현택 김진욱 등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빠르게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최준용과 김대우가 복귀하고, 내달 즉시전력감인 투수 정성종이 전역하면 마운드 안정감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가 현재 리그 8위에서 반등, 5강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