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비와 최연소챔프 기록 타이

2001년생 필리핀 ‘천재 소녀’ 유카 사소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한국은 3연속 US여자오픈 제패에 실패했다.

유카 사소(필리핀)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클럽에서 열린 제76회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USA TODAY Sports 연합뉴스

사소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1·6383야드)에서 열린 제76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하타오카 나사(일본)와의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사소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하나, 더블보기 2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쳐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나사와 공동 선두를 이뤘고, 이어진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1000만 원). 특히 사소는 19세11개월17일에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2008년 박인비와 대회 최연소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필리핀 선수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00년대 초반 2승을 올린 제니퍼 로살레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또한 올해 LPGA 메이저 대회에서 4월 ANA 인스퍼레이션의 패티 타와타나낏(22·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동남아시아 국적의 신예급 선수가 우승했다.

선두 렉시 톰프슨(미국)에게 한 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사소는 이날 2번홀(파4), 3번홀(파3)에서 연속 더블보기를 범해 초반에는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후반 들어 톰프슨이 흔들리자 하타오카와 사소가 맹추격을 시작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결국 3위로 쳐진 톰프슨을 제치고 공동 선두를 이룬 하타오카와 사소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9번홀(파4)과 18번홀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연장전에서 둘은 파를 지켜내 동타를 이뤘고, 서든 데스로 이어진 9번 홀에서 사소가 3ｍ가량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필리핀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쓰는 등 아마추어 때부터 이름을 날린 기대주다. 이듬해 프로로 전향, LPGA 투어에는 정식으로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청 선수로 대회에 나섰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게 됐다.

한국은 US여자오픈에서 2017년 박성현(28), 2019년 이정은(25), 지난해 김아림(26) 등 최근 4년 중 세 차례나 한국인 선수가 우승했으나 올해는 불발됐다. 또한 2019년부터 3년 연속 한국인 우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 선수 중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과 2위 박인비(33)가 최종 합계 1오버파 285타, 공동 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