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사 아사히, 총리 결단 촉구
- 사설 통해 개최 취소 첫 제안

도쿄올림픽 개최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취소할 것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일본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공공보건전문가가 방역 지침이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일본 유력 언론은 ‘위험하다’며 사설을 통해 개최 취소를 제안했다.

미국 공공보건전문가인 애니 K 스패로 의학 박사는 지난 26일(한국시간) 발간된 뉴잉글랜드의학저널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펴낸 코로나19 방역 규범집 ‘플레이북’이 허점투성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논문 ‘코로나19로부터 올림픽 참가자의 보호-위기관리 접근의 시급한 필요성’에서 IOC가 올림픽이 안전할 것이라는 걸 강조하고자 때로는 과학과 무관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참가 선수들 스스로 위험의 책임을 지도록 한다고 했다.

플레이북에는 일본 입국 전후 검사 횟수, 확산을 피하기 위한 대중교통 이용 금지 등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스패로 박사는 방역 지침이 불분명하고, 감염 경로 파악과 감염 요인 추적 등이 빠져 세부 내용도 부실하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선수들이 직면할 다양한 위험을 세분화하지 않았고,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등이 지닌 한계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올림픽을 열려면 보건 전문가, 환기 공학 전문가, 전염병 역학 전문가, 선수 대표 등이 참여하는 긴급 위원회를 즉각 소집해야 한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권고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안전을 우려하며 개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력 언론인 아사히신문은 지난 26일 자 신문에 ‘여름 도쿄올림픽 중지(취소) 결단을 총리에게 요구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도쿄도 등에 발령된 긴급사태 선언의 재연장을 피할 수 없는 정세”라며 “올여름 올림픽·패럴림픽을 여는 것은 이치에 맞다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주위 상황을 살펴보고 여름 개최 취소 결단을 내릴 것을 총리에게 요구한다”고 사설에 적었다. 일본 유력 신문 대부분은 도쿄올림픽 후원사다. 아사히신문도 후원사로 사설을 통해 올림픽 개최 취소를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면 9만4000여 명에 달하는 해외 선수단과 각국 관계자가 일본을 찾게 된다. IOC는 미국 화이자로부터 백신을 공급받아 이들 중 80% 이상에게 대회가 열리기 전에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이 백신 외에 확보된 분량은 1만8000명 접종분이다. 일본 내에 자원봉사자 등 대회 관계자가 8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참고하면 별도 방역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