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간 계약금 60억·연봉 65억 원
- 이대호 150억 원 이은 역대 2위
- 포수난 겪은 구단 외부FA 수혈
- 내년 프로야구 최강 안방 구축

올해 스토브리그의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가 포수 최고액이자, 역대 두 번째 초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양의지(왼쪽), 노경은

NC 다이노스는 11일 “양의지와 4년 125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으로, 계약금 60억 원에 총 연봉은 65억 원이다”고 밝혔다. 125억 원은 이대호가 2017년 롯데와 계약할 때 기록한 150억 원(4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FA 계약이다. 양의지는 2017년 말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할 때 세운 4년 80억 원을 넘어서는 ‘포수 최고액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원소속구단 두산도 양의지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NC의 간절함이 더 컸다. 양의지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선택했다.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기회를 주신 NC 구단에 고맙다”며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두산 구단과 김태형 감독님,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2006년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양의지는 스토브리그가 열리기 전부터 특급 FA로 꼽혔다. 올 시즌 133경기에 나와 타율 3할5푼8리 157안타 77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홈런도 23개나 때려내며 콘택트 능력 이상의 장타력까지 선보였다.

수비력은 더 도드라졌다. 특유의 상황 파악 능력으로 어떤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와도 편안하게 리드하며 찰떡호흡을 보였다. 안정적인 블로킹과 견고한 도루 저지율은 기록으로 증명된다. 양의지는 올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 3할7푼8리로 도루 저지율 1위에 올랐다.

‘현역 최고 포수’를 두고 원소속팀 두산을 비롯해 NC 롯데 KIA 등 각 구단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이유다. 양의지는 지난 10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최다 득표(유효표 349표 중 331표, 94.8%)로 황금장갑도 품에 안았다.

주전 김태군의 입대로 포수난에 시달렸던 NC는 양의지를 영입하며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안방을 구축하게 됐다. 이동욱 NC 감독은 “포수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면서 공격력도 보강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문 NC 단장도 “양의지는 좋은 포수를 넘어 좋은 타자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선수인 그를 데려오고자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다이노스가 내년 가을야구에 다시 도전하며 강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구단, 집토끼 단속 올인했지만
- 유일한 내부 FA인 노와 기싸움
- 계약기간 등 놓고 협상 질질 끌어
- 올 스토브리그도 발 빼는 모양새

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 광풍 대신 한파가 몰아닥쳤다. 지난달 21일 FA(자육계약선수)협상이 시작됐지만 장기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영남 라이벌 NC가 ‘FA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유일한 내부 FA인 노경은과 협상 중인 롯데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FA 시장에 나온 15명 중 계약서에 사인한 선수는 4명이다. 협상 시작 일주일 만에 3루수 모창민(NC 다이노스)이 원소속팀과 3년간 20억 원에 계약해 스타트 라인을 끊었다. SK 와이번스의 최정 이재원도 지난 5일 각각 6년 106억 원, 4년 69억 원에 계약했다. 특히 NC는 집토끼 단속에 더해 당대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까지 데려오며 FA 시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관심사는 스토브리그의 ‘큰손’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다. 롯데는 지난해 시장이 열리자마자 내야수 문규현을 잡고, 리그 최고의 포수 강민호를 삼성에 내줬다. 그 사이에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황재균은 kt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롯데는 며칠 뒤 손아섭을 묶어둔 데 이어 두산에서 민병헌까지 영입했다. 데려오든 보내든 3주 안에 5명의 FA 계약을 매듭지은 광속 행보였다.

거인 군단은 FA 시장을 주도했던 예년과 달리 잠잠한 모양새다. 투수 노경은 이명우 등 2명이 FA 자격을 얻었지만, 최종적으로 노경은만 시장에 나왔다. 기존 선수를 단속하고 외부 FA 영입에 들어가는 각 구단의 전략상 롯데는 노경은과의 협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해왔다. 양측이 계약에 대한 진한 공감대도 이룬 터였다.

당장이라도 계약 발표를 할 것처럼 보였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노경은은 장기 FA로 안정적인 대우를 보장받길 바라고, 구단으로선 내년 35세의 나이를 고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하길 원한다. 롯데는 지금껏 노경은의 에이전트와 두 차례 만났고, 계약기간 보장액(계약금·연봉) 옵션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롯데 관계자는 11일 “긍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고,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노경은의 에이전트다. 김현수 박병호 등 굵직한 스포츠 스타를 대거 관리하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 대표는 이날 양의지의 계약 이전에 모창민 이재원의 협상까지 전담했던 슈퍼 에이전트다. 다수의 고객을 보유한 탓에 한 명에 집중하기 힘들지만, 뛰어난 협상력은 정평이 나 있다. 롯데는 빠른 시일 내에 이 대표와 협상테이블을 다시 차릴 계획이다. 이르면 이번 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