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53㎏ 하민아 은메달 수확
- 다리부상·경기 지연에도 투혼
- 67㎏ 김잔디 역전패로 은 획득

역시 세계랭킹 1위의 발차기는 달랐다. 동아대 출신의 태권도 경량급 최강자 김태훈(24·수원시청)이 아시안게임(AG) 2회 연속 정상에 섰다.

김태훈이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뒷차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훈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 결승에서 비장의 무기인 얼굴 돌려차기를 앞세워 니야즈 풀라토프(우즈베키스탄)를 24-6으로 제압했다.

2014 인천AG 남자 54㎏급에서 정상에 선 김태훈은 올해 한 체급을 올렸는데도 적수를 찾지 못했다. 남녀 8체급씩 총 16개 체급으로 치러진 4년 전에는 남자 54㎏급이 최경량급이었다. 올해는 품새 4종목이 처음 AG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겨루기가 남녀 총 16체급에서 10체급으로 줄어 58㎏급이 가장 가벼운 체급이 됐다. 이날 김태훈의 금메달로 우리나라는 전날 품새까지 포함해 3개의 금메달을 태권도에서 수확했다.

풀라토프에게 주먹 지르기를 허용해 선제점을 내준 김태훈은 몸통 공격으로 2-1로 역전한 채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에서 뒤차기로 한꺼번에 넉 점을 쌓으며 순식간에 11-2로 달아나 금메달을 예감했다. 앞서 김태훈은 천샤오이(중국)와의 16강전에서 40-2로 대승을 거두고 순항했다. 20점 차 이상이 되면 그대로 경기를 중단된다. 야구 콜드게임인 셈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친 김태훈은 2017 세계선수권과 월드그랑프리파이널을 제패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울산 학성여중 출신인 여자 53㎏급의 하민아(23·삼성에스원)도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하민아는 이날 결승에서 대만의 수포야에게 10-29로 졌다.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49㎏급 금메달리스트이자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53㎏급 우승자인 하민아는 이날 다리 부상과 전자호구시스템 오류로 경기가 2시간 30분 동안 중단되는 악재 속에서도 결승에 올랐다. 4강에서는 다리를 절면서도 라에티티아 아운(레바논)을 12-1로 눌렀다.

하민아는 2015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우징위를 연장 접전 끝에 꺾고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코리아오픈을 제패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여자 67㎏급 김잔디(23·삼성에스원)도 결승에서 줄리아나 알 사데크(요르단)에게 1-5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팽팽한 탐색전을 벌이며 0-0으로 1라운드를 마친 김잔디는 2라운드를 1-1 동점으로 마쳤다. 3라운드에서 감점으로 결승점을 내준 데 이어 석 점짜리 헤드킥을 허용하고는 무릎을 꿇었다.

김잔디는 매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시다가 2018 네덜란드 오픈·벨기에 오픈·코리아 오픈에서 1위를 휩쓸어 두각을 나타냈다. AG 선발전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혜리를 제압했다. 자카르타=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