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12년 만에 기록

'끝판왕'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돌직구가 구속 96.5마일(시속 155.3㎞)을 찍었다.

오승환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9회초 2사 후 라이언 쉼프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오승환은 이날 벌어진 샌디에이고와의 더블헤드에 모두 등판해 하루에 세이브 2개(시즌 3, 4호)를 올리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는 1차전 4-2, 2차전 3-2 리드를 모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지켜냈다. 이로써 그는 2004년 8월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에 이어 12년 만에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하루에 세이브 2개를 올린 선수가 됐다.

흔들리던 팀 마무리 트레버 로즌솔을 불펜으로 밀어내고 7월부터 뒷문을 책임진 오승환에게 그동안 세이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월 7번의 등판에서 2세이브만 기록했던 오승환은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면서 하루에 2세이브를 수확,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인상적인 하루를 보냈다.

1차전에서 오승환은 첫 상대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나머지 두 타자는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경기를 마쳤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2차전에도 팀이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자 1차전에서 15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을 9회 호출했다. 그는 외야 뜬공과 삼진 2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와 오사카에서 뛴 오승환은 유독 여름에 강한 면모를 뽐낸다. 7월 중순이 되면서 '돌직구'가 더욱 빨라진 오승환, 이제 남은 임무는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인정하는 '끝판왕'이 되는 것이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