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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 없는 박물관’ 대청로 일대 그래픽. 2013년에 제작돼 부산근현대역사관 대신 부산근대역사관이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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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피란수도 부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피란수도 부산 유산은 2016년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습니다. 2023년 5월 국내 최초로 근대유산 분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지난해 11월 국가유산청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됐습니다.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된 유산은 경무대(임시수도 대통령 관저), 임시중앙청(동아대 석당박물관), 아미동 비석 피란 주거지, 국립중앙관상대(부산기상관측소),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부산항 제1부두, 하야리아 기지(부산시민공원), 유엔묘지(부산재한유엔기념공원), 우암동 소막 피란주거지, 영도다리(영도대교), 복병산배수지 등 11곳입니다. 최종 등재 여부는 203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침 부산에서 세계유산위가 열리면서 관계자들이 주요 유산을 둘러보는 현장 투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방문을 원한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이미 지면을 통해 여러 번 소개했습니다. 부산 서구 부민동 동아대 부민캠퍼스와 중구 중앙동 수미르공원을 잇는 대청로입니다. 개인적으론 길이가 1.6㎞에 불과한 대청로를 ‘부산 근현대 역사의 보물창고’라고 부릅니다.
앞서 열거한 피란수도 부산 유산 11곳 중 8곳이 대청로 인근에 모여 있습니다. 이 정도면 보물창고라고 불러도 되지 않겠습니까.
처음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때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피란수도로 한정하면 오히려 대청로 일대 보물창고의 정체성을 축소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대청로 일대는 부산의 근현대가 집약된 곳입니다. 6·25전쟁으로 시기를 한정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실제 1.6㎞를 걸어서 답사를 한다면 하루가 모자랄 지경입니다.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대청로 끝자락에 위치한 동아대 부민캠퍼스 내 동아대 석당박물관은 6·25전쟁 시절 임시수도 청사로 사용됐습니다. 인근 임시수도기념관은 이승만 대통령이 생활했던 부산 경무대였습니다. 또 동아대 부민캠퍼스 내에 대법원 등 주요 법조 기관이 상주했으며 대청로를 따라 국세청의 전신인 사세청과 미국 대사관 역할을 했던 미국 공보원, 한국은행 등이 있었습니다.
대청로의 또 다른 끝자락 수미르공원 인근에는 부산세관과 1953년 11월 대화재로 소실돼 현 위치로 옮기기 전의 부산역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 골목, 중앙동 40계단, 근대 기상 역사의 산증인인 부산기상관측소도 대청로에 있습니다.
아울러 대청로와 연결된 광복동과 남포동 대청동 동광동 일대는 6·25전쟁 때부터 1970년대까지 다방과 음악감상실로 유명했습니다. 부산으로 피란 온 당대 최고의 문인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들이 모여든 장소였습니다.
대청로를 상징하는 핵심은 부산근현대역사관입니다.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입니다. 이 건물을 본관으로, 옛 근대역사관을 별관으로 묶은 부산근현대역사관이 2023년 문을 열었습니다.
최근에는 대청로 일대를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부릅니다. 또 다양한 답사 프로그램이 운영돼 ‘걷는 박물관’으로도 유명합니다. ‘극한 더위’가 물러나면 대청로 일대를 걸으면서 부산의 근현대를 직접 체험하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