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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당신은 돈과 죽음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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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잃고 백수로 지내는 기훈(이정재)은 노모의 통장에서 돈까지 훔쳐내 경마장으로 달려가는 한심한 인간이다. 그러다 지하철에서 말끔하게 잘 차려 입은 공유를 만나 돈내기 딱지치기를 제의받는다. 이 장면에서 공유는 잘생긴 악마가 현신한 느낌이다. 과연 누가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게임에서 진 기훈에게 “돈이 없으세요?”하고 차분하게 물어보더니 “그럼 몸으로 때우시면 됩니다 ”라며 뺨 한대에 10만 원 이란다. 안그래도 빚밖에 없는 기훈은 뺨이 엉망이 되게 맞는다. 하지만 얼마간의 돈을 손에 쥘 수 있었고 이런 거 며칠만 하시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공유는 기훈을 슬쩍 떠본다. 그러더니 기훈의 개인정보를 줄줄 읊으면서 본색을 드러낸다. 어딘지 비열해 보이는 웃음을 띈채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그려진 명함을 내밀고선 사라진다.

 명함 속 번호로 전화를 한 사람은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기훈은 큰 고민없이 전화를 하고 게임이 시작되는 그곳에는 기훈이 경마로 딴 돈을 소매치기한 여자애도, 선물거래 실패로 빚더미에 앉은 동네 후배 상우(박해수)도 있다. 예전 TV 프로그램 ‘장학퀴즈’에 쓰인 메인 테마음악이 흐르고 456명의 참여자가 6일간 6개의 게임에 동참한다.

  첫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5분 안에 술래의 눈을 피해 결승선에 들어오면 통과다. 조금이라도 게임의 규칙을 어기며 불필요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어김없이 총알이 날아와 그걸로 끝이다. 이렇게 사람이 눈앞에서 파리처럼 죽어나가자 내보내 달라고 울부짖던 이들에게 주어질 상금을 눈앞에 보여주니 참가자들의 태도가 달라진다. 타인의 죽음을 단지 게임의 한 부분인 탈락 정도로만 여긴다. 그야말로 지옥에서 다 함께 미쳐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각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약간 지루한 감은 있지만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인간의 악함과 선함을 다 보여준다. 그러면서 “당신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헤매이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라고 물어오는 작품이다. 이와 함께 “당신이 가장 비인간적이며 폭력적인 환경에 놓였을 때 얼마나 인간본연의 모습을 지킬 수 있을까요?”라고도 묻는 듯 하다.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이지만 각자의 선택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저 힘의 논리로 나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은 다 밟아 뭉개고 어떡하든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노력을 하는 이도 있다. 과연 인간이 본성은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든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역할을 맡은 이정재의 연기도 준수하고 지적이면서 차분한 캐릭터를 잘 소화한 박해수도 좋았다. 탈북자로 출연하는 새벽(정호연)은 모델 출신으로 서늘하고 냉정한 캐릭터의 이미지에도 잘 맞는다. 특히 자신의 욕망에 가장 충실한 미녀(김주령 분)의 연기가 아주 눈에 띈다. 이 중에서 상황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가장 적극적인 캐릭터로 독특하다. 배우들의 호연과 독특한 소재로 이슈성은 분명하지만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들을 감시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요원들이다.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들로 왼쪽부터 상우(박해수), 기훈(이정재), 새벽(정호연)이 자신들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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