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새탕라움’, 인천 ‘임시공간’
- 전시장 모형 재현, 기획작 선봬

부산에서 제주, 인천의 대안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가 마련됐다. 중구에 자리한 대안공간 오픈스페이스 배의 프로젝트 ‘local to local’의 일환으로 다음 달 4일까지 개최한다.

	김기대 작가의 작품 ‘Harvestman-통거미’. 오픈스페이스 배 제공

오픈스페이스 배에 따르면 local to local은 도시와 도시 간 연결과 연대에 주목한다. 2010년 대전과의 교류로 첫발을 내디뎠는데,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각 지역의 시각예술 활동을 촉진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올해는 바다를 곁에 둔 부산의 오픈스페이스 배와 환경적으로 유사한 제주 인천의 대안공간 ‘새탕라움’ ‘임시공간’과 협력했다. 오픈스페이스 배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이들의 지난 활동과 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오픈스페이스 배 김정훈 프로그램 매니저는 “그동안 추진했던 여러 활동을 정리하는 한편, 타지역 공간들을 소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 새탕라움

	오픈스페이스 배에 마련된 새탕라움의 전시공간. 오픈스페이스 배 제공

제주시 삼도이동에 있는 새탕라움은 정형화된 상업 갤러리가 아닌 자유로운 실험과 표현을 시도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명칭은 2018년 독일 작가 코닥이 지어줬다. 독일어 ‘새탕’과 ‘라움’의 합성로, ‘새탕’은 해조류를 뜻하고 ‘라움’은 뒤에서 부는 순풍 기회 가능성을 이른다.

오픈스페이스 배의 맞은편 건물 1층 ‘안녕 예술가’에서는 새탕라움의 지난 활동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소개하고, 제주 전시장을 재현한 모형도 선보인다. 관람객이 직접 전개도로 새탕라움 입체도형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아울러 오픈스페이스 배 전시실 4-1을 찾으면 부산출신으로 제주에서 활동하는 김기대 작가의 작품 ‘Harvestman-통거미’도 감상할 수 있다. 거미줄을 치지 못하고 작은 곤충의 사체와 버섯 등을 먹으며 마치 주변을 청소하듯 살아가는 제주 통거미 등으로 구성한 수족관 작품인데, 김 작가의 제주살이가 투영된 생태 자화상이다.

■인천 임시공간

	오픈스페이스 배에 마련된 임시공간의 ‘거울바다 2021’. 오픈스페이스 배 제공

인천 중구의 임시공간은 2016년 자본·제도와 건강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시각 문화예술의 상상과 실천을 위해 만들어졌다. imsi[ ]는 프로그램 C++ 매개 변수에서 차용했으며, 인터-로컬 예술 행동을 위한 대항 플랫폼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임시공간은 자신들의 색깔을 잘 드러내는 ‘느린 아카이브연구실 2020-2021’을 준비했다. 트랜스-로컬리티, 생태-정치라는 주제와 관련해 지역 미술사의 부재와 결핍을 재해석한 조사 기반 큐레이팅이다. 오픈스페이스 배 전시실 4-2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전시실 4-3에서는 ‘거울바다 2021’을 선보인다. 인천과 시흥 사이의 소래해협을 매개로 지역과 지역, 장소와 장소 사이의 유사점과 공동성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기획한 작품이며 오픈스페이스 배 전시 공간에 맞게 재구성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