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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개 언어 담은 ‘피네건의 경야’…세계서 가장 읽기 힘든 소설

조이스의 문학 세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3-11 19:18:0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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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널리 알려진 ‘율리시스’도
- 쉼표 없이 문장 이어져 난해
- 현대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

영문학도 앞에 버티고 선 거대한 산맥, 제임스 조이스 소설이다. “율리시스를 읽은 이보다 그 작품으로 박사 학위를 딴 연구자가 더 많다”는 농담이 떠돈다. ‘더블린 사람들’(1914년) ‘젊은 예술가의 초상’(1916년) ‘율리시스’(1922년) ‘피네건의 경야’(1939년), 출간 순서대로 난도가 커지고 문학성 순도가 높아진다. 싫어하는 이에게 ‘피네건의 경야’를 선물하라. 만에 하나 그가 읽기 시작하면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

쉼표 없이 문장이 줄줄이 이어지는 ‘율리시스’ 18장.
조이스는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을 두고 ‘거울’이랬다. 이 거울에 비친, 영국 식민 통치 후 변질한 아일랜드 모습을 보고 반성하길 바랐다. 이 때문에 미운털이 박혔고, 시민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더블린 시민이 그를 자랑스러워한다. 문화상품이 된 조이스는 더블린에 축복이다.

장편 ‘율리시스’도 더블린 탐험기다. 블룸 부부, 디덜러스라는 세 주인공이 6월 16일 하루 더블린 거리를 배회하며 겪는 일과 ‘의식의 흐름’을 담아냈다. 1954년부터 더블린에서는 해마다 이날 조이스 축제인 ‘블룸스데이’가 열린다. ‘율리시스’엔 더블린 거리가 지도처럼 세밀하게 묘사됐다. 쉼표 없이 줄줄이 이어지는 문장도 유명하다. 백과사전처럼 온갖 단어가 등장하고 묘사 역시 세밀하다.

조이스 마지막 작품인 ‘피네건의 경야’는 아일랜드 민요 제목이기도 하다(피네건은 벽돌공 이름). 경야(經夜)는 문상객이 고인을 추모하며 밤을 지새운다는 뜻. 고려대 김종건 명예 교수가 이 책 4권 628쪽(개역판)을 30여 년 걸려 한글로 완역했다. 외국어로 4번째 번역됐다. 조이스는 유럽 60여 개 언어에서 끌어온 6만4000여 개 단어로 ‘세계에서 가장 읽기 힘든 소설’을 16년 만에 썼다. 이 작품은 그에게 ‘언어 연금술사’란 단어를 선물했다. 이어워크(HCE)와 플루라벨이란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희극 소설. 1938년 3월 21일 주인공이 하룻밤에 꾸는 꿈 얘기이니 딱히 주제가 없다. 신화에서 일상 물품까지 다루며 시공을 넘나든다. 조이스는 셰익스피어처럼 새 단어를 만들어 썼다. 언어유희를 위해. 문체와 서술기법을 한계치까지 끌고 갔다. 그는 20세기 현대 모더니즘 문학에 새 길을 낸 제왕이자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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