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배경 촬영·감독 작품 선봬
- ‘기프실’ ‘아빠는 예쁘다’ 등 5편
- 가족애 인권 등 전 연령대 공감
- 관객·감독 대화선 질문 공세도
- 낮은 인지도 여전… 홍보 과제

지난 10, 11일 부산영상위원회 주최로 열린 부산영화기획전 ‘부산 영화를 만나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기획전은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관객들의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1일 오후 3시 해운대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 기획전을 위해 따로 마련된 매표소 앞에 긴 줄이 이어졌다. 영화 상영 1시간 전부터 배부되는 영화표를 받으려는 관객들이 만든 대기 줄이었다. 사전등록은 일찌감치 마감된 상황이어서 현장등록 경쟁이 나름 치열했다. 젊은 층만 기획전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청소년을 비롯해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기획전을 찾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가족애, 인권, 환경 등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영화가 상영된 덕분으로 보였다. 부산영상위 관계자는 “예년에는 절반 정도 좌석을 채웠는데 올해는 평균 좌석 점유율이 80%로 크게 늘었다”며 “개막작 ‘기프실’은 고등학생 단체 관람객도 있어 거의 만석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보를 많이 하고 사전등록 기간을 늘린 것이 관객 수가 증가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품 상영 후 마련된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영화인과 시민 사이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 후 감독과 배우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시간이 부족해 질문을 하기 위해 들었던 손을 내리는 관객도 상당했다. ‘리틀보이 12725’의 김지곤 감독은 관객 반응이 어땠냐는 물음에 “보통 질문이 많이 없는데 이번에는 많았다. 관객들이 영화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것이 느껴져 좋았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관객이 많이 늘었지만 기획전 인지도 확산은 여전히 노력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관객 장홍규(28) 씨는 “아직은 영화인들을 위한 자리 같다. 홍보가 많이 돼 더 많은 일반 시민이 기획전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다른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한 관객도 “기획전을 하는지 몰랐다”며 “무료이고 부산 관련 영화라고 하니 다음에는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영상위 측은 “사전등록 효과를 실감한 만큼 내년에도 이에 집중하고 홍보를 강화해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부산 영화를 만나다’는 부산영상위가 제작 지원한 작품 중 부산에서 활동하는 감독 작품과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한 작품을 선정해 시민에게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올해로 3회를 맞았다. 이번에는 4대강 사업인 경북 영주댐 건설로 황폐해진 마을 모습을 담은 ‘기프실’, 두 소녀가 겪는 7년간의 성장기 ‘영하의 바람’, 디스토피아에서 희망을 찾는 ‘낯선자들의 땅’, 반핵인권운동가 고 김형률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리틀보이 12725’, 한 가장이 수상한 클럽에서 겪는 스토리를 담은 ‘아빠는 예쁘다’까지 총 5개 작품이 상영됐다. 모든 작품이 최소 1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초청을 받아 작품성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 특히 폐막작 ‘아빠는 예쁘다’는 지난 8월 제2회 대만국제영화제에서 대상과 감독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작품은 오는 22일 개막하는 부산독립영화제에서도 만날 수 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