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들아, 너를 사랑하기에 나는 담담할 수 있다

달나라 소년 - 이언 브라운 지음/전미영 옮김/부키/1만4800원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3-07-12 19:14:39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희귀병 아들 둔 작가 아버지
- 다큐멘터리물인 듯
- 건조하고 담백한
- 그래서 더 절절한 육아기

1994년 일본에 두 번째 노벨문학상을 선사한 문호 오에 겐자부로. 1964년 발표한 '개인적 체험'은 뇌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의 장남과 관련된 체험적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그냥 죽게 내버려 둘 것인지, 수술해서 생명만은 건질 것인지에 대한 선택 앞에서 고뇌한다. 불과 23세에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던 지성인 오에 겐자부로도 아들의 장애 앞에서 인간적인 고민과 이기심을 드러냈다. 그는 소설을 통해 그런 자신의 모습을 용기 있게 커밍아웃했고 그래서 여전히 문호로 존경받는다.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닉 부이치치. 선천적으로 팔다리 없이 태어난 그는 전 세계를 누비며 희망전도사로 활약한다. 한때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해 자살까지 시도했던 닉 부이치치는 가족들의 사랑으로 이겨내고 이제는 오히려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고 있다.

달나라 소년. 이름도 생소한 CFC 증후군(심장-얼굴-피부 증후군, cardiofaciocutaneous syndrome)을 앓고 있는 워커(사진) 이야기다. 워커가 생후 7개월 때 진단받은 CFC 증후군은 의사들조차 배우고 있는 희귀병이다. 처음 워커가 진단받을 당시 전 세계에서 CFC 증후군을 앓는 아이는 8명뿐이었고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환자는 100명 남짓에 불과하다. 무작위로 발생하는 이 병의 원인에 대해 아무것도 규명되지 않아 의사들은 '고아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증상을 보면 심장 기형·확대와 계속 들리는 심장 잡음, 튀어나온 이마와 아래로 처진 눈 등의 안면 기형, 피부 이상 등이다. 워커는 말도 하지 못하고 발달 장애를 동반해 13살이 될 때까지 1살 아이 정도의 지능이다. 워커의 상태는 평생 지속하며 24시간 돌봐야 생존할 수 있다.

   
저자는 워커의 아버지다. 그는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드 메일' 기자이자 논픽션 작가다. 2007년 자신이 근무하는 신문에 아들 이야기를 연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9년 책으로 출간해 캐나다 3대 문학상을 받았고 뉴욕 타임스는 2011년 올해의 책 TOP 10으로 선정했다.

이 책이 평가를 받는 것은 저자의 태도 때문이다. 억지로 감동을 주기 위해 눈물을 찍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출간 당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저자 역시 오에 겐자부로처럼 아들의 죽음에 대해 고민한다. 심지어 바꿀 수만 있다면 학교에서 C를 받아오는 평범한 아이와 바꾸고 싶다는 이야기도 거침없이 한다. 그리고 워커를 돌보기 위해 아내와 돌아가며 거의 밤을 새우면서 받는 고통, 치료비에 대한 고민까지 털어놓는다.

결국 워커는 9살 때 장애인을 위한 전문 시설인 그룹홈에 입주한다. 그때 저자는 자식을 자기 손으로 키울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워한다. 병든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요양병원에 맡기는 자식들이 느끼는 심정과 비슷하다.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곳곳에 배여 있는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워커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워커는 불완전함과 취약함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지 증명하는 존재이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는 여러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진정한 기쁨을 느끼게 해 주며, 자칫 흘려 버릴 수 있는 일상의 사소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끊임없이 알려 주는 존재다."(237쪽)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관련기사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4. 4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5. 5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6. 6[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7. 7[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10. 10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1. 1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2. 2[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3. 3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4. 4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5. 5[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6. 6[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8. 8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9. 9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5. 5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6. 6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7. 7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8. 8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2. 2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3. 3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4. 4[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5. 5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6. 6[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9. 9"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