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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연 작가 '포도' |
한겨울 때아닌 포도 잔치가 벌어졌다. 전시장 가득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달려 있다. 하얀 과분(果粉)이 묻은 포도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마치 포도 향이 진동하는 것 같다.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회화를 선보이는 김대연 작가의 초대전이 갤러리 서린(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 계명대 출신인 작가가 포도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처음에는 포도와 풍경을 함께 제작하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포도작가로 나서게 됐다.
작가가 한 모티프를 고수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지만, 모양도 같고 색상도 같은 포도송이를 그린다면 상황은 좀 달라진다.
여러 작품을 그려도 결국은 한 가지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포도알이 우리가 보는 것처럼 모두 획일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는 포도는 검은빛을 띠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여러 빛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청색, 자줏빛, 흑색 등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다시 "포도는 외부 빛을 받을 때 나오는 영롱한 색이 표피를 통과해 가장 매력적인 빛을 띠게 된다. 이 순간을 화면에 담는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는 자신의 그림이 사진과 똑같아 보이는 것을 경계한다. 한 알의 포도 속에 매몰찬 비바람과 땡볕을 맞으며 자란 세월을 담았고,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에서는 시골의 정취를 표현했다.
작가는 "단순한 시각적 자극을 넘어서 맛과 향이 있는 오감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매일 캔버스를 마주한다"고 말했다. 오는 17일까지. (051)742-7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