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터키, 항구 개방해도 걸림돌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세계 식량위기를 더 부추기는 가운데 러시아가 항구를 연다고 해도 기뢰 때문에 당장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 흑해 항구 주변 해역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르키얀 드미트라세비치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 장관 보좌관은 “흑해 항구 주변에 수천 개의 기뢰가 떠다닌다. 이를 제거하려면 연말까지 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상당 기간 곡물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터키(튀르키예) 측은 기뢰 제거 작업을 돕겠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주요 항구가 러시아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며 반대해 난항이 예상된다.
전쟁 이후 수출길이 막히면서 우크라이나 전역 사일로에 2000만 ｔ의 곡물이 묶인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이다. 그중에서도 ‘세계인의 식량’인 밀의 수출은 세계 5위다. 이로 인해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곡물 가격은 치솟는 중이다. 항구 봉쇄가 풀린다고 해도 한 달에 수출할 수 있는 곡물은 최대 200만 ｔ이며, 이는 전쟁 전 매달 평균 600만 ｔ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공급 부족 사태가 예견된다.
터키는 흑해 항구 개방을 두고 러시아와 회담에도 나섰다. 훌리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7일 전화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곡물 운송 문제의 해결과 관련해 흑해 선박 운항의 안전 문제를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서방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이어와 ‘중재자’를 자처한다. 한편 유엔은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해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청을 지난 1일 승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