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입법회 청사 점거 시위 및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집회 활동과 관련해 총 18명을 체포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홍콩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일 벌어진 입법회 점거 시위와 관련해 1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성 11명, 여성 1명이며 불법 집회, 무기 소지,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지난달 30일 당국의 회의를 방해한 혐의로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간 송환법 반대 시위 국면에서 수세에 몰렸던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법치 카드’를 앞세워 공안 정국을 조성하면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찰이 신원이 확인된 수십 명의 입법회 점거 시위대를 붙잡기 위한 대규모 검거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 경찰 소식통은 SCMP에 “헬멧, 마스크, 금속 막대 등 수천 개의 증거물이 입법회 건물에서 확보됐다. 우리 전문가들은 거기서 지문을 수집하고 마스크 등에서 DNA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도 이미 수십 명의 용의자 신원이 확인돼 ‘가까운 시일’ 안에 검거 선풍이 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밤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일에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 다음 날 새벽까지 의사당을 점거했다.

입법회 점거 시위 때 많은 이가 마스크를 벗고 스스로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입법회 청사 내부에 진입한 이들은 최소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으로 추산돼 경찰이 대규모 검거에 나서면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에서는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져 왔다. 정부 당국이 개정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은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