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지호 경찰청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당일 ‘월담하는 의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조 청장은 지난 1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터 “‘국회 담을 넘고 있는 의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경찰이 국회를 봉쇄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구회의장을 비롯한 여러 의원은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갔다. 조 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15분부터 이튿날 0시14분까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으로 6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과 나눈 통화에 대해 “첫 전화는 국회를 통제하라는 내용이었고 그 뒤엔 체포와 관련된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들어가는 건 다 불법이다, 체포하라’고 말했느냐”고 묻자 조 청장은 “그 표현을 분명히 기억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체포지시에 대해 조 청장은 “필요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체포하는 건 형법 위반이라고 생각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조 청장 부인 윤 모 씨도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윤 씨는 조 청장이 받아 온 계엄 문건에 대해 ‘MBC’, ‘꽃’이 기억난다고 남편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