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지주택 사업장 101곳
- 전국적으로 위법사항 판쳐

비수도권 지역 중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이 가장 활발한 부산에서 관련 사기 사건이 발생,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사하경찰서 전경. 국제신문DB

부산 사하경찰서는 최근 사기 혐의로 A(60대) 씨를 구속,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사하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의 분양대행사 대표로, 피해자 5명에게서 3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8년 5월께 지주택 홍보관을 방문한 이들을 상대로 “준조합원 자격으로 분양권을 줄 수 있다. 대신 조합 신탁계좌가 아닌 분양대행사 계좌로 계약금을 입금해달라”고 속여 돈을 가로챘다. 지주택 조합원이 신탁사의 지정 계좌가 아닌 조합 명의 계좌 또는 분양대행사 등 계좌로 납입한 계약금은 분담금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A 씨는 지주택 사업에 존재하지도 않는 ‘준조합원’ 용어를 스스로 만들어 피해자를 속였으며, 빼돌린 돈은 자신 소유의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주택조합은 일정 지역에 거주하는 다수의 구성원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결성하는 조합이다. 무주택이거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소유자가 조합을 구성, 공동으로 토지를 확보하고, 주택을 지어 청약 경쟁 없이 공급받을 수 있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신축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조합 운영과 불합리한 공사비 증액으로 전국적으로 위법·부당행위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전국 지역주택조합 396곳에 대해 전수실태점검을 벌였는데, 이 가운데 252곳(63.6%)에서 641건의 법령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위반 유형으로는 사업 진행상황 등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지연 공개한 사례가 197건(30.7%)으로 가장 많았고, 가입계약서 작성 부적정 52건(8.1%), 허위·과장광고 모집 33건(5.1%) 등도 확인됐다.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정명령(280건) 과태료(22건) 부과 등 행정처분이 진행 중이다.

부산은 비수도권 중 지주택 사업장이 가장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토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지주택 사업장 618곳 중 101곳(16.3%)이 부산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은 탈퇴와 환불이 어려워 가입 전 조합설립인가 여부와 토지 확보율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