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나패스’ 17곳 최대 60% 혜택
- 일정기간 청년 체류 유도 꾀해
- 실제 양양 체류인구, 주민 13배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이 청년 인구 유출로 지방소멸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부산시가 전국 처음으로 청년 생활인구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시는 상주인구 중심의 종전 인구 정책에서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무르는 ‘생활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 청년 유입과 정주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부산 청년 생활인구 활성화 프로젝트의 하나인 '부산온나청년패스'의 포스터. 부산시 제공

시는 청년의 지역 간 이동과 체류를 유도해 도시 활력을 높이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자 ‘부산 청년 생활인구 활성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당장 외지의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는 것이 힘들다면 일정 기간 머무르며 지역 경제와 활력에 기여하는 ‘청년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청년인구 감소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청년이 머무르고 싶은 도시, 활력 넘치는 도시 조성을 위해 다른 지역 청년의 부산 방문과 체류를 적극 유도한다는 것이다.

실제 강원 양양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는 평균 2만8000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역에 체류한 ‘생활인구’는 13배인 36만 명에 달했다. ‘바들바들 현남생활’ 등 청년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프로젝트 대표 사업으로 ‘부산온나청년패스’를 시행한다. 이는 부산 방문을 유도한다는 의미인 부산 사투리 ‘부산온나’와 청년신분증 의미의 ‘청년패스’의 합성어다. 부산에 하루 이상 숙박 예정인 다른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부산의 관광시설과 지역업체 17곳의 이용요금을 할인해 주는 체류 유도형 인증 패스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패스를 제시하면 부산의 대표 관광시설인 ▷키자니아 ▷더베이101요트 ▷클럽디오아시스 ▷아쿠아리움 등에서 최대 60%, 2만88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지역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음식점 등에서도 최대 2000원의 정액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청년 1명이 17개 제휴 업체를 모두 이용하면 최대 13만645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은 다음 달 19일부터 예산 소진 때까지 적용된다. 다른 지역 청년은 다음 달 1일부터 청년지(G)대 부산청년플랫폼(young.busan.go.kr)에서 숙박 업소명과 숙박 일자가 명시된 숙박증빙서류를 첨부해 패스를 신청하면 된다.

시는 부산온나청년패스 시행으로 다른 지역 청년 유입은 물론 영도구 등 원도심 상권 활성화도 꾀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지역 업체의 참여를 유도해 혜택 범위를 계속 넓혀나갈 계획이다. 박형준 시장은 “청년 정책 패러다임을 정주 중심에서 생활인구 중심으로 전환해 지역을 체험한 청년들이 ‘다시 오고 싶은 도시 부산’을 느끼게 할 것”이라며“ 여행, 행사 참여 등을 통해 지역에 머무는 청년의 수를 늘리고, 장기적으로 정착까지 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