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의 한 지역 인사가 공무원을 상대로 과도한 개인 업무를 요구하거나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갑질 논란이 인다.

고성군청. 국제신문DB

29일 공무원노조 고성군지부는 최근 지역 인사인 A 씨에게서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군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피해 사례를 설문조사 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A 씨가 개인 심부름을 시키거나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는 등 공무원 26명의 피해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역 내 관변단체 회장을 맡는 등 지역 인사로 알려져 있다.

피해 공무원들은 A 씨가 퇴근 시간 이후에도 관변단체 관련 업무를 요구하거나, A 씨 개인 농가에서 농작물을 정리하게 했다고 제보했다. A 씨가 시킨 것을 하지 않으면 업무와 근태를 문제 삼아 군수나 감사실에 민원을 넣겠다는 식으로 협박도 했다고 전했다.

한 공무원은 괴롭힘과 갑질을 당하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등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다고 제보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은 “A 씨가 수년간 갑질을 해 왔지만 지역 유력인사와 갈등을 만들기 싫어 과도한 요구도 어쩔 수 없이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여성 공무원의 팔뚝이나 허리를 잡는 등 스킨십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A 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고발 등 법적조치할 계획이다. 김상민 공무원노조 고성군지부장은 “다음 달 있을 전체 직원조회 때 A 씨를 불러 공개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며 “직원 고통이 크고 피해 사례도 많은 만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개인적 업무가 아니라 공적인 업무를 부탁한 것이며, 성추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노조 측이 조사한 것과 실제 다른 부분이 많지만, 잘못한 부분은 사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