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과대학 합격선이 최근 4년 새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 일반전형에서 전국 39개 의대 중 27개 의대 최종 등록자의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70% 합격선은 98.2점으로 작년(97.8점)보다 0.4점 높게 나타났다. 합격생 백분위 점수를 공개한 2020학년도 이래 가장 높은 점수다. 전국에는 39개 의대가 있는데, 백분위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등 기준점이 다른 대학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서울권 의대는 올해 99.2점으로 작년(98.6점) 대비 0.6점 상승했고, 지방권 의대는 지난해 97.5점에서 올해 97.7점으로 0.2점 올랐다. 수도권 의대는 97.7점으로 작년과 같았다. 27개 의대 백분위 평균점수는 2020학년도 97.4점, 2021학년도 97.2점, 2022학년도 97.8점으로 집계됐다.

의대 합격선이 더 높아지면서 서울대 일반전형 기준 순수 자연계열 평균 합격점수와의 격차도 올해 4.3점으로 벌어졌다. 이전 서울대 자연계열과 27개 의대와의 합격선 격차는 지난해 2.8점, 2021학년도 2.1점, 2020학년도 2.4점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의대는 수시에서 대부분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정시에서는 전국 규모 선발 패턴을 보인다”며 “서울과 수도권의 수능 고득점 학생들이 지방권 의대에 많이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 의대에 정시로 합격한 서울과 수도권 고득점 학생들이 다시 재도전해 서울권 의대에 정시 지원하는 경향으로 서울권 의대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대 순수 자연계열 정시 합격점수가 고려대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정시 합격생의 수능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70%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의약학계열을 제외한 순수 자연계열 일반전형에서 서울대는 93.9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려대(94.9점)보다 낮은 결과다. 종로학원은 의약학계열 쏠림 현상이 영향을 끼친 결과일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대 자연계열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이과 최상위권이기 때문에 타 대학 의약학계열에 동시 합격한 뒤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1일 부산진구 개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