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난 화재로 가건물 주택 60채가 소실되고 주민 500여 명이 대피했다.

이날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은 오전 6시27분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한 뒤 주변으로 확산, 오전 7시1분 5지구 입구까지 번졌다.

이 불로 주택 60채, 2700㎡가 타고 44가구에서 이재민 62명이 발생했다. 구룡마을에는 4지구 96가구(154명), 5지구 57가구(106명), 6지구 142가구(219명) 등 666가구가 거주 중이다.

소방 당국과 강남구는 4·5·6지구 주민 500여 명을 대피시키고 불길이 마을 근처 구룡산 등지로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7시2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근처 소방서 인력과 경기도·산림청 등 기관 소속 헬기 10대를 투입했다.

소방과 경찰 인력 500여 명과 장비 61대, 육군 장병 100여 명, 강남구 직원 300명이 동원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현장을 찾아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10분 큰 불을 잡은 뒤 현재 잔불을 정리 중이다. 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과 인명 피해가 있는지 수색 중이다.

이재민들은 강남구 내 호텔 4곳에 임시로 머물도록 조치한다.

소방 당국은 마을내 대부분 판잣집이 비닐과 합판, ‘떡솜’으로 불리는 단열재 등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어진 데다가 밀집해 있어서 불길이 삽시간에 번진 것으로 본다.

서울시는 화재가 나자 인근 주민에게 ‘신속히 대피하고 차량을 이동해 달라’고 긴급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행안부 장관을 중심으로 소방당국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노약자와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 대피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현장에 나가 수습 작업을 지휘했다.

20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