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황새 복원사업의 하나로 전국에 황새를 보급한 가운데 최근 서산에서 황새 부부가 야생동물 침입으로 폐사하면서 같은 방사장을 운영하는 경남 김해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외부 동물 침입에 대비해 철조망 등을 보강한 김해시 진영읍 황새 방사장 모습. 김해시 제공

지난해 9월 문화재청은 이처럼 황새 텃새화 사업으로 김해시를 비롯해 충남 서산시, 충북 청주시에 황새 한 쌍씩을 보냈으며 해당 지자체는 향후 자연 방사를 목적으로 한 방사장을 운영 중이다. 황새는 국내 황새 복원의 요람지인 충남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키워 3개 시에 이송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서산 황새 부부가 숨어들어온 야생동물인 삵에 의해 폐사되면서 문화재청이 같은 방사장을 운영 중인 청주시와 김해시를 상대로 상황 점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김해시도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한다. 시는 즉각 진영읍 봉하뜰 사육장(내부 112㎡, 외곽 포함 572㎡)에 철조망을 이중으로 두르고 야생동물 침입 우려가 높은 구멍을 막는 등 차단 대책에 나섰다. 문제는 관리인이 있지만 밤에는 근무하지 않아 CCTV에만 의존한다는 점이다.

또한, 여건상 그물망이 있는 하늘은 막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날아가는 철새에 의해 조류인플루엔자(AI) 분변이 떨어지면 자칫 황새 부부가 감염돼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은 감시체계 강화를 주문한다. 그중 하나가 2017년 국가습지로 지정된 화포천습지 주변 생태관광지역 주민과 함께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새 방사장은 화포천습지 부근에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국가습지로 지정된 곳은 주변 지역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해 습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한다. 습지 자원을 활용하면 탐방객이 찾는 생태관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새도 중요한 생태 자원 중 하나다. 현재 화포천습지 주변 생태관광지역에는 태은, 어은 등 5개 마을이 속했다. 이와 관련 김해시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올해 하반기에 황새 부부가 낳은 알이 부화되면 일부를 자연으로 방사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야생동물로부터 안전하게 황새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