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앵커시설인 오페라하우스의 기초구조물 시공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부산시가 별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문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결론을 쉽게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오페라하우스 기초구조물 시공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별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기로 했다. 시는 이병진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시 관계 부서와 각 분야 전문가 등 15인 내외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자문 회의를 열기로 했다.

애초 시는 지난 7월 오페라하우스 건물 정면부(파사드)의 공법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초구조물(엠베드) 문제가 불거지자 시 건설본부를 통해 내용을 파악했으나 내부 의견이 엇갈려 별도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오페라하우스 건물 파사드 공법을 트위스트 공법(트위스트 형상 구조체에 외장재 유리를 접합하는 방식) 대신 스마트노드 공법(3D 프린팅으로 각기 다른 모양의 노드를 만들어 주조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건물을 3D 스캐닝하던 중 기초구조물이 이미 시공된 사실을 확인하고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공사(HJ중공업)는 시, 설계사, CM(건설사업관리단) 등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했으나 설계사(노르웨이 스노헤타·일신설계 컨소시엄)는 시공사가 사전 협의 없이 진행했다고 맞선 것이다. 이 사안을 놓고 건설본부 내에서도 본부장과 담당 부장, 팀장 등의 의견이 엇갈려 아예 별도 자문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으며, 주관 부서도 건설본부에서 도시계획국으로 바꿨다.

이에 도시계획국은 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과 연관된 부서 고위 임원을 자문위원에 포함하고, 건축과 구조물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협회에 자문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파사드 공법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서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전문가를 찾다 보니 자문위원회를 꾸리는 데 시일이 걸리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건설본부는 물론 사업 주체들이 납득할 만한 전문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주 예정된 자문 회의를 이번 주로 미뤘다가 다시 다음주 초로 연기한 상태다.

자문 회의가 열리더라도 해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건설본부와 시공사, 설계사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다, 스마트노드 공법으로 파사드를 시공한 사례가 드물어 시공 방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산시의회가 시에 건설본부에 대한 감사를 청구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시 임경모 도시계획국장은 “오페라하우스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자문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북항에 들어설 예정인 오페라하우스의 조감도. 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