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형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을 축소하고 민간형 일자리 사업 예산 투입 확대를 시사하면서 빈곤 노인의 반발이 감지된다. 전문가는 갑작스러운 공공형 노인일자리 예산 감축은 복지사각지대를 확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인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신문DB

7일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최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6만 개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민간형(사회서비스·시장형) 일자리 사업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빈곤 노인 사이에서는 이런 정책 탓에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공형 노인일자리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월 최대 30시간 일하고 활동비 27만 원을 정부가 직접 지원한다. 학교급식 지원, 스쿨존 교육, 도서관 봉사, 공원 놀이터 봉사, 주정차 질서계도, 문화재 시설 봉사 등 주로 공공영역에 필요한 일자리다. 다만 일부 봉사 업무는 별다른 일도 하지 않고 예산만 축내기도 해 ‘일자리 퍼주기 사업’이란 비판도 받아왔던 사업이다.

민간형 일자리 사업은 민간이 주관하고 정부가 간접 지원하는 형태다. 매년 일자리 계약을 갱신해 고용안전성이 높고 사업의 지속성에 따라 참여자의 소득 단절이 적은 장점이 있다. 다만 이 사업은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정했다. 이 사업의 일자리가 공공영역에서 봉사 형태가 아닌 식품 제조·판매, 택배 배달, 세탁소·편의점 운영 등인 탓이다. 비교적 젊은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 고령의 노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고령의 저소득 노인이 참여하지 못하고 소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공공형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A(74) 씨는 “사고로 일을 그만둬 민간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기엔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공공형 노인일자리에 참여해도 소득이 빠듯해 일을 마치면 저녁에는 폐지 줍는 일을 하고 있다. 27만 원이 적은 돈처럼 보이지만 저소득 고령의 노인에게 27만 원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공공형 노인일자리 사업이 복지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대표는 “두 사업의 성격이 다른데 일률적으로 공공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축소하면 피해는 빈곤 노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