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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온천천의 비극…물고기 수만 마리 또 떼죽음

지난밤 소나기로 하천 정체, 용존산소량 부족

하천 준설, 바닥 정비 등 근본 문제 해결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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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비로 부산 도심하천 온천천에서 물고기 수만 마리가 또 떼죽음을 당했다. 해마다 온천천에서 반복되는 ‘물고기 재난’을 막으려면 준설 또는 온천천 바닥 정화 작업 등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간밤에 내린 비로 폐사한 온천천 물고기떼. 독자 제공
14일 새벽 5시30분께 부산 동래구 온천천 인근을 산책하던 시민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온천천 물 위로 물고기 수십 마리가 허연 배를 뒤집고 죽은 채 떠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광경은 온천천을 가로지르는 물길을 따라 이어졌다. 이들 눈에 잡히는 것만 수백 마리는 족히 넘어 보였다. 온천천에서 20여 년간 환경정비 봉사활동을 해온 한 시민은 “온천천에서 매년 여름마다 한두 번은 물고기 폐사가 반복돼 이맘때 늘 하천이 신경쓰인다”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은데 왜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의문”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동래구에 따르면 어젯밤(13일) 내린 소나기로 하수가 역류해 온천천으로 흘러들어왔지만, 소나기 수준으로 비의 양이 많지 않아 온천천 흐름이 정체돼 오염 농도가 올라갔고, 이 때문에 용존산소량이 부족해 물고기들이 폐사했다. 폐사 규모는 최소 수천에서 수만 마리에 달한다.

14일 동래구 온천천에서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내고 있다. 동래구청 제공
오전 11시30분 기준 동래구·연제구 등 지자체 관계자 수십 명이 뜰채로 직접 죽은 물고기를 일일이 건져내고 있다. 뜰채가 닿기 어려운 곳에는 동래소방서 의용소방대가 투입한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습 중이다. 폐사한 물고기는 하루가 지나면 하천 바닥에 가라앉아 부패해 하천을 더 오염시키고 악취를 풍기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수습해야 한다.

부산시가 지난 4월부터 온천천에 시범 도입한 물고기 폐사 경보제도 이날 발령됐으나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실효성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대응만으로는 온천천의 물고기 떼죽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장준용 동래구청장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없다면 ‘생태계 재난’은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구청장은 “떼죽음 당한 물고기를 보니 참담한 마음뿐이다. 며칠 전 폭우로 사람이 큰 피해를 입은 것처럼 물고기가 사는 하천에도 재난이 일어난 것”이라며 “40㎝ 전후의 잉어 붕어 수천~수만 마리가 매년 떼죽음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부산시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구청장의 근본적 대책은 온천천 준설 또는 온천천 바닥 정화를 뜻한다. 장 구청장은 “폐사된 물고기는 수거 업체에 예산을 지불하고 처리한다. 근본 원인이 해결된다면 쓰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라며 “시 차원의 온천천 바닥 정화나 전체 준설 작업에 나서 온천천 물을 살려야 한다. 주변 정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14일 동래구 관계자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온천천에서 폐사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래소방서 수난의용구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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