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관련 규제 완화 기조를 내비치면서 등록금 인상폭과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등록금이 인상될 경우 10년 넘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호소해온 대학에는 숨통이 트이겠지만 역대급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등록금마저 올라가면 학생과 학부모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2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주최한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 차관은 “규제를 푸는 타이밍을 언제로 할 것이냐, 학생과 학부모가 가질 부담을 어떻게 덜어드려야 하느냐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1~2년 끌 것은 아니고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2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전문대, 대학원대학 제외)의 1인당 연간 평균 등록금은 674만8699원이다. 국공립의 경우 424만2230원, 사립대는 751만7964원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평균은 758만3963원, 비수도권은 625만8441만원이다.

부산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15개 4년제, 교육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597만6600원이었다.

지난 2020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등록금 반환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국제신문DB

대학 등록금은 2009년께부터 사실상 동결상태다. 당시 등록금 인상으로 교육비 부담이 이슈화되자 정부는 대학 평가 항목에 등록금 인상률을 추가했으며, 2010년엔 대학등록금 인상률이 최근 3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부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대학에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신 지원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가 점수도 깎이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하면 대학들도 족쇄가 풀리는만큼 단계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고등교육 정책 변화와 장학금 등 정부 지원 정책을 수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록금만 올라갈 경우 부담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역대급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