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이월된 지난해 임금협상을 놓고 강 대 강으로 대치한다. 노조가 27일 올해 첫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는 해고자 복직 등 합의를 철회하겠다며 맞섰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7일 회사의 교섭 불성실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집회를 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전 조합원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는 매일 8시간 전면 파업하는 등 높은 수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파업 이유에 대해 노조는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교섭 재개를 요청했으나 사측은 ‘준비가 안 됐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한 조합원에게 또다시 양보하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사내 소식지를 통해 “임금성을 제외한 현안 합의를 전면 철회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해고자 복직 등 노조가 요구해온 현안을 1차 잠정 합의 때 사측이 수용했으나, 파업에 대응해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사측이 1차 내용에 추가 합의하던 관례에 비춰볼 때 기존 합의안 철회는 이례적이다.

회사는 “노사가 함께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놓고 부결되자 회사를 비난하며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다.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강재 가격 급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세계적 금리 인상 등 대외 불안 요소가 나날이 커진다”며 “당장 파업을 거두고 합리적인 교섭 의지를 보이면 회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15일 기본급 7만3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성과금 148%, 격려금 250만 원, 복지 포인트 30만 원 지급, 해고자 복직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66.76% 반대로 부결됐다. 부결 이후 노사가 대치 상황을 보이면서 지난해 8월 30일 시작한 이후 해를 넘긴 임협이 올해 들어서도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