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촉탁제(단기 계약직) 폐지를 포함했다. 사실상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올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7월 27일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차 노조는 최근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임협 요구안을 확정했으며 21일 사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등을 담았다. 그리고 임금 요구안과 별도로 미래차 산업 공장 국내 신설과 전기차 모듈 라인 기존 공장 유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한시 공정 이외 촉탁직 폐지’ 등을 통한 고용안정 요구다. 이는 올해 교섭에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인데 노조는 촉탁직 중에서도 시니어 촉탁제를 폐지해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자연스럽게 1년 더 연장하려 한다. 시니어 촉탁제는 정년 퇴직자 중 희망자만 회사가 신입사원에 준하게 임금을 지급하고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가 시니어 촉탁제를 시행하는 이유가 그만큼 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당연히 정년 연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반면, 회사는 정년 연장을 둘러싼 다양한 여론과 특히 정년 연장보다 임금 인상을 바라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직원들의 분위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정년 연장에 대한 노사 간 이견이 적지 않은 데다 올해 새로 출범한 노조 집행부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만큼 지역 노동계는 벌써 쟁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는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임협안 발송 직후 ‘타결 시한에 쫓겨 서둘러 합의안을 내놓기보다는 굵고 길게 교섭할 것이다. 조합원들이 만족할 안을 만들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힌 한 조합 간부의 말에서도 이런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노사가 적절한 선에서 잘 타결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다음 달 10일쯤 올해 임협 상견례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