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소방본부가 석유화학공단의 대형 화재 진압을 목적으로 전국 최초로 도입한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의 능력이 입증됐다.

지난 23일 울산 효성티엔씨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울산소방본부 소방관들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을 이용해 진화작업을 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27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본부는 지난해 말 도입해 배치한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을 지난 23일 발생한 울산 효성티앤씨 공장화재에 처음 투입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나일론 원사 1500ｔ과 5만 ℓ의 열 매체유 등이 타면서 진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공장 내에 약 6000만 ℓ의 수원이 있는 것을 파악한 울산소방본부는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을 처음으로 사용한 결과 화재 기세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인접 건물로의 연소 확대를 막는 등 성공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

이번 초대형 화재 진압에 수훈 역할을 한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은 176억 원의 정부 예산으로 구입했다. 방수포와 주 펌프, 중계 펌프, 수중 펌프, 트레일러, 지게차, 포 소화 약제 탱크차 등 총 17대의 장비로 구성돼 있다. 300㎜ 대구경 소방호스(총 길이 2.5㎞)를 통해 분당 최대 7만5000ℓ의 소화액을 방사할 수 있다. 이는 대형 펌프차 26대가 동시에 방사하는 수준이며 최대 방사 거리는 110ｍ다.

이연재 울산소방본부 예방안전과 홍보계장은 “울산의 액체 화물 물동량은 전국 1위로 2020년 기준 1억5300만 ｔ으로 29%를 점하고, 석유화학 공단지역에서 저장, 취급하는 액체 위험물은 2354만 2000㎘로 전국의 39%에 이를 정도”라며 “대용량 포 방사 시스템이 배치되면서 초대형 화재에 대한 대응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