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8일부터 학원 독서실 등 교육시설에서 방역패스 적용을 해제했지만, 학부모는 여전히 자녀의 백신 접종과 관련해 애를 태우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적용되는 12~18세 청소년 방역패스를 두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방역당국의 지침이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스터디카페 모습. 국제신문DB

부산시는 18일 0시 기준 부산의 12~17세 15만4576명의 1차 백신 접종률은 63.5%, 2차는 52.6%라고 밝혔다. 18~19세 5만4924명의 1차 접종률은 94.0%, 2차는 91.2%, 3차는 28.9%다. 현재 질병관리청의 통계시스템에는 12~18세의 접종 현황은 별도로 분류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12~17세 청소년 중 2차 접종까지 완료하지 않은 비율은 47.4%로 절반 가까이 되고 있다. 1차 접종조차 하지 않은 비율도 36.5% 정도다. 늦어도 오는 24일까지는 1차 접종을 해야 오는 3월부터 방역패스를 받을 수 있다. 1차 접종 후 2차 접종까지 최소 3주의 시간이 필요하고, 2차 접종을 하더라도 방역패스 효력은 2주 후부터 생긴다.

3월 한 달간 계도 기간을 거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 방역패스가 시행되지만, 학부모는 오락가락하는 법원 판단과 방역당국 지침에 백신 접종을 망설이고 있다. 지난 14일 법원이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서울 내 방역패스가 적용된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12~18세 청소년의 방역패스 효력이 정지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18일부터 학원 독서실 등 교육시설에 적용된 방역패스를 해제했다. 다만 12~18세 청소년 확진자 비중이 전체 25%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오는 3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법원의 본안 소송 결과가 3월 이후로 늦게 나오면, 또다시 서울과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이 달라지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보급되면서 백신을 굳이 맞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복용자 가운데 복용 이틀 만에 증세가 호전됐다는 사람도 나왔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눈에 띌 정도가 아니다.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A 씨는 “아이가 일단 학원을 갈 수 있으니 접종을 미룰 계획”이라면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는데 무턱대고 맞을 수는 없다. 또 법원의 판단에 따라 청소년 방역패스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접종을 한 자녀를 둔 학부모는 억울함을 내비쳤다. 사하구에 사는 학부모 B 씨는 “아이가 학원을 못 갈까 봐 일부러 접종했다”며 “이제 학원은 해제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괜히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 맞은 것 같아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방역당국과 함께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높여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노상진 시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 시행총괄팀장은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부산시교육청과 안전성 효과성 등에 관해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학부모도 자녀가 백신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기준 부산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1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