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신체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구강 건강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소 감기가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외래 진료 다빈도질환’에 따르면 치은(잇몸)염과 치주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가 163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치아우식증(충치)이 4위를 차지했다. 구강 건강관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최근 건강질환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구강관리는 코로나 시대에 개인 건강을 지키는 초석이 될 수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치과 김희진 교수의 도움말로 구강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마스크 속 구강건강은

첫째, 충치나 치주질환은 전신 질환과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치주병이 심할 경우 입안 세균이 잇몸 주변의 혈관을 타고 퍼져 전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들이 많다.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치주병 환자가 치주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뇌졸중 2.8배, 치매 1.7배, 심장질환 2.7배, 당뇨병 6배, 폐렴 4.2배, 남성 성기능장애 1.5배, 조산·저체중아출산 7.5배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세계 치과 의사연맹이 발표한 ‘구강건강과 전신건강에 관한 10가지 진실’이라는 보고에 의하면 당뇨,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위장 및 췌장염과 같은 비전염성 질환에 걸린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치주질환의 유병률이 높다.

최근 유럽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잇몸병이 있는 코로나 환자의 사망 확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8.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잇몸병이 있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은 3.5배,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가능성은 4.5배에 달했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여러 가지 전신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고 각종 전신질환에 노출된 현대인이 추가적인 구강질환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절한 구강관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한 번 망가진 잇몸 혹은 치조골은 쉽게 재생되지 않는다.

치아에 문제가 생기거나 잇몸질환이 생기면 치조골 뼈가 퇴축한다. 퇴축한다는 것은 잇몸조직이 상실되어 치근이 노출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치아를 상실하거나 신경이 손상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비하여 손씻기뿐만 아니라 구강관리를 철저히 하면 각종 세균으로부터 방어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는 요즘, 마스크 속 구강건강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구강 주위 근육 사용 감소로 구강 내 자정작용이 저하되고, 타액 분비 감소로 구강 내 세균지수가 증가한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속에서 마스크 속 구강 건강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구강건강 안 좋으면 코로나 감염에 더 취약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칫솔질하고 혀 클리너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구강 내 세균 형성 차단을 위해 음식 섭취 후 바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으며 치실, 치간칫솔, 구강청결제 등의 구강 보조용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속적인 구강호흡, 흡연, 입 마름이 백태의 원인이 된다. 혀 클리너의 사용으로 백태가 제거되면 입 냄새와 세균을 확연히 줄일 수 있다.

충치균 형성을 막기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 구석구석 닦아주는 것이 좋다. 설탕이 함유된 식품이나 음료 대신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 또한 필요하다. 자일리톨 껌을 씹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자일리톨 껌을 씹으면 자연스러운 저작 운동으로 인해 타액(침) 분비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자일리톨에 함유된 천연 당분이 충치균 감소 효과를 촉진한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검진, 스켈링, 필요한 경우 잇몸치료(치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치과 방문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치대 퍼니마 쿠마르 박사는 “치과 검진을 받지 않고 구강 건강에 소홀히 할 때 오히려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 구강 검진의 중요성

정기 구강검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관계없이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료가 끝난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정기 구강검진을 통해 충치, 치주질환(잇몸병), 구강암과 같은 중요한 구강병의 발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치료를 했다고 그 상태가 영구적으로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강 상태 및 치과 재료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정기 구강검진을 통해 환자의 구강건강상태와 치료된 상태를 계속적으로 점검받고 필요한 재교육 및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 구강검진의 주기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전신질환이 없고, 구강 위생상태가 양호하고, 불소치약을 사용하며 금연상태이면 1년에 1회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검진 대상자가 구강 위생상태가 불량하고, 흡연자이며 당뇨병과 같은 전신질환이 존재하거나 충치와 충전물이 있으면 검진 주기가 짧아져야 한다. 3~6개월 간격으로 구강검진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김희진 고신대복음병원 치과 교수는 “구강검진과 적절한 잇몸 치료 등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하면 향후 치과 치료에 대한 부담 비용뿐만 아니라 면역이 더욱 중요해진 요즘 코로나19에 감염이 상대적으로 덜 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고신대복음병원 치과 김희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