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기저질환자엔 권고

5일부터 만 12~17세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에 들어가면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놓고 학부모와 학생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부작용 사례도 늘어나 학부모들은 “맞아도 걱정, 안 맞아도 걱정”이라며 불안감을 내비친다.

3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부터 만 16·17세 청소년의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진행된다. 만 12~15세는 오는 18일부터 예약할 수 있다. 접종은 18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며, 성인과 동일한 용량의 화이자 백신을 3주 간격으로 맞는다. 이들 접종은 학교 단위로 단체 접종을 한 고3과 달리 희망자에 한해 개별적으로 진행된다.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낮다. 이 때문에 전문가도 청소년의 백신 접종 자체의 의료적 실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감염될 경우 격리에 따른 교육기회 감소 등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에 정부는 건강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득실을 충분히 고려해 자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황모(45) 씨는 “아들이 편도가 커서 어릴 때부터 조금만 열이 나면 폐렴으로 진행돼 입원하기 일쑤였다. 백신을 맞아야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경증으로 끝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소아청소년의 접종 이후 특이반응 등 안전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여학생의 경우 최근 화이자 접종 이후 생리불순 이상반응도 보고 되고 있어 더 고민스럽다. 고교생 김모(17) 양은 “최근 엄마가 화이자 백신 2차를 접종했는데 이튿날 발열, 몸살 증상을 보여 걱정된다”며 “특히 여성은 부작용 중 생리불순, 부정출혈 사례가 있다고 해 더 염려스럽다. 일단 독감 예방 접종만 하고 코로나19 백신은 지켜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정부가 ‘백신 패스’ 도입을 통해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제한 등의 불이익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고1 학생 학부모인 김모(47) 씨는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학교나 학원에서도 ‘인원 수 카운트 제외’와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한다면 학생들 사이 위화감 조성과 폭력, 차별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고위험 기저질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접종하고,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에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날 부산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37명 발생했다. 연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날 확진된 1명과 같은 시간대에 급식실을 이용한 학생 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급식실은 환기가 잘되고 가림막 등 방역시설을 잘 갖췄지만,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는 동안 감염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