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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성폭행 저항 혀 절단 사건' 재심, 항고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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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전 성폭행에 저항하며 상대방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70대 여성이 재심을 요청했다. 하지만 부산지법에 이어 부산고법도 이를 기각했다.

국제신문 DB.
부산고법은 항고인 최모(75) 씨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최 씨는 10대 시절이던 1964년 5월,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노모(당시 21) 씨에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노 씨의 혀를 깨물었다. 이로 인해 노 씨의 혀가 1.5㎝ 절단됐는데, 최 씨는 중상해죄로 기소돼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음의 응어리를 지고 살아오던 최 씨는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의 불길이 번진 2018년 어렵게 용기를 내 지난해 5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성폭행 시도라는 상황에 맞서 저항하던 과정에서 생긴 일이었던 만큼 정당방위가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부산지법이 올해 초 이 청구를 기각했다. 최 씨는 납득할 수 없다며 항고했지만 부산고법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청구인들이 제시한 증거들이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확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소송지휘권 행사는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법률적 환경 아래 범죄의 성립 여부와 피해자의 정당방위 등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지난 2월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를 논할 때 언제나 등장하고 회자됐던 ‘혀 절단’ 사건의 당사자가 반세기가 흐른 후 이렇게 자신의 사건을 바로 잡아달라고,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달라고, 성별 간 평등의 가치를 선언해 달라고 법정에 섰다”며 “비록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청구인의 용기와 외침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며 이례적인 논평을 남겼다.

최 씨와 그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씨는 여성의전화 측 입장문을 통해 “나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다. 당시의 판결을 잘못된 것이며, 후손들에게 이런 피해가 반복되도록 두지 않겠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올 때까지, 사회가 변화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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