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청장 부인 봉사활동 나섰다
- 선거법 위반 오해에 진땀빼기도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공직선거법을 대하는 구청장의 행보가 각양각색이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은 채 물품을 전하는 ‘간 큰’ 청장이 있는가 하면, 선관위 확인을 받았는데도 잘못된 보도 탓에 억지 논란에 휘말린 구청장도 있다.

22일 부산 중구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중구에 ‘선거법 준수 촉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중구는 지난 2일 국제시장 등에서 온열 질환 예방 차원에서 시민에게 얼음물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최진봉 중구청장은 본인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고 명찰을 단 채 직접 물을 나눠줬다.

선관위는 구청장 명의로 물을 제공하는 건 기부행위라고 봤다. 선거법상 지자체 직무는 지자체 명의로 해야 한다. 후보자가 이름을 걸거나 직접 업무를 하는 건 위법이다. 구는 “행사 직원을 격려하다 잠시 한 것”이라고 선관위에 해명했다. 그러나 구의회 한 의원은 “이름이 쓰인 옷을 입고 나갔으면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중구와 달리 대다수 구청장은 지방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행동에 신중을 기한다. 부산진구는 지난 1월 가덕신공항 추진 열기가 뜨거울 당시 구 선관위에 ‘매체에 지지 성명을 내도 되느냐’고 질의했다. 선관위는 광고 자체는 적법하지만, 선거 쟁점이 홍보되면 특정 후보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자제하라고 했다. 결국 구는 계획을 접었다.

억울한 일을 당한 단체장도 있다. 동구는 지난 6월 구 선관위에 최형욱 동구청장의 부인이자 동구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인 A 씨가 경로당 자원봉사에 참여해도 되는지 물었다. 선관위는 ‘가능하다’는 답과 함께 일일이 악수하는 등 선거운동에 준하는 행위는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이 이를 ‘부산시선관위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구에 전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구는 시선관위로부터 관련 문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구선관위 또한 위반 소지가 있다는 공문을 보낸 적 없다며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