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방안으로 부산항 북항에 국내 최초의 ‘원조역사전시관’을 조성하자는 제안(국제신문 지난달 28일 자 1·8면 보도)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부산세계박람회 범정부 유치기획단이 긍정적으로 검토(국제신문 8월 2일 자 1면 보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산업부 유치기획단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정부의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원조역사관 조성계획을 반영할 것으로 보여 원조역사관 조성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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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7월 28일 자 1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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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8월 2일 자 1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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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7월 28일 자 8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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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 원조역사관 조성을
원조역사관이 들어서면 엑스포 유치전의 핵심 타깃인 개발도상국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나라는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전 세계의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ODA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노하우를 개발도상국과 공유한다면 이들 나라의 지지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1883년 미국 사절단 보스턴 박람회 조우
여기서 잠깐. 그럼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엑스포에 참가했을까요? 한겨레 기자 출신의 오룡 씨가 2012년에 쓴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다우출판)와 대림대 이민식 교수가 쓴 2012년에 지은 『세계박람회 100장면』(한국학술정보)을 보면 우리나라는 1893년 미국 시카고 국제박람회에 처음으로 공식 참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10년 앞서 미국 보스턴 박람관을 우연히 참관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구한말 명성황후의 친정 조카로 이조참의(吏曹參議) 등 조정의 중책을 맡았던 개화파 민영익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에 따라 1883년 5월 루시어스 푸트 초대 주조선 미국 공사가 부임하자 답례 사절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를 보빙사(報聘使)라고 불렀습니다. 조선이 서방 국가에 파견한 최초의 외교사절단입니다. 사절단은 민영익 홍영식 유길준 등 11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사절단은 인천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일본 요코하마 등을 거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상륙한 뒤 열차 편으로 당시 미국의 수도 뉴욕으로 가서 체스터 아서 미국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전권 대신인 민영익은 아서 대통령에게 엎드려서 큰절한 뒤 우리 말로 인사했습니다. 사절단은 미국의 각종 시설을 견학했는데 그중 하나가 당시 열리고 있던 보스턴 박람회였습니다. 사절단은 1883년 9월 18일 워싱턴에서 증기선을 타고 보스턴으로 이동해 박람회장을 둘러봤습니다. 이때 민영익은 조선에서 가져온 화병과 주전자 등 특산품 몇 점을 전시물로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들 보빙사의 미국 방문은 향후 우정국 신설, 경복궁의 전기시설 및 목축 시험장 설치 등 서양 문물 수용의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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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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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박람회 100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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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83년 미국 사절단 보빙사. 뒷줄 왼쪽부터 무관 현흥택, 통역관 미야오카 츠네지로, 수행원 유길준, 무관 최경석, 수행원 고영철, 변수. 앞줄 왼쪽부터 퍼시벌 로웰, 홍영식, 민영익, 서광범, 중국인 통역 우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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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미국 시카고 박람회에 전시관 열고 공식 참가
정삼품 참의내무부사 정경원은 1893년 3월 미국 시카고 박람회에 참여하라는 고종의 명령을 사무원 통역원과 장예원 소속 국악사 10명을 이끌고 미국으로 건너가 박람회 사절로 활동했습니다. 미국에 근무하던 이승수 대리공사를 비롯한 주미 조선공사 관원들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20평 남짓의 공간에 장식용 기와를 쌓은 한옥 모양의 전시관을 마련했습니다. 전시관 앞면에 가마와 유리 진열장을 놓고 관복 부채 짚신 도자기 같은 생활용품을 전시해 이국적인 풍모로 미국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함께 간 국악사 10명은 개막식 날 전시관 앞에서 단아한 조선 아악을 연주했습니다.
정경원 단장과 이승수 공사는 시카고 시내 호텔에 각국 외교사절 100여 명을 초청해 연회를 여는 등 활발한 외교 활동도 벌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과 엑스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한국은 두 번의 엑스포를 열었습니다. 1993년 8월 6일~11월 7일 ‘새로운 도약의 길’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대전 엑스포를 개최한 데 이어 2012년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여수 엑스포를 열었습니다. 나아가 2030년 부산 월드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부산 엑스포는 기존 대전과 여수에서 개최한 인정엑스포와 달리 월드엑스포여서 규모와 위상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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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박람회 조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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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문양 차용한 미국 철도회사
1983년 시카고 박람회 참가는 뜻밖에 미국 철도에 상당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박람회 당시 조선 전시관 입구에 걸린 태극기 문양을 미국 북태평양철도회사(Northern Pacific Railway)가 회사 엠블렘으로 차용해 미국인 눈에 익숙한 철도 마크로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 직원이 박람회장을 관람하다가 조선 전시관에 걸린, 빨강과 파란이 물결 무늬를 이룬 태극기 디자인에 매료됐던 겁니다. 당시 이 회사는 엠블렘을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회사 홈페이지에 엠블렘이 탄생한 사연과 함께 태극 문양의 유래와 음양론에 입각한 동양철학의 의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태극 문양이 안전한 운송과 행운의 상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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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 문양의 북태평양철도회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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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태평양철도회사 엠블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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