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부산 북구의 명칭 변경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하지만 자율 서명운동 참여도가 부진(국제신문 지난해 3월 12일 자 9면 보도)했고 의견 조사 표본이 적다는 등의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북구 명칭 공모전 포스터. 부산 북구 제공

북구는 오는 12일까지 ‘새로운 북구 명칭 변경 공모전’을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구 명칭 변경은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북구 거주 만 19세 이상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구 명칭변경 찬반 의견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역·성별·연령별 표본을 설정해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고 응답자의 58.6%가 찬성, 34.7% 반대, 6.7%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구는 이번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구 명칭 변경에 찬성해 새 이름 찾기 사업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는 공모전을 통해 받은 신규 명칭 후보를 대상으로 심의를 진행하고, 선별된 예비 명칭에 대한 주민 선호도 조사를 거친 후 결정할 계획이다. 결정된 새 명칭은 구의회 의견을 청취한 뒤 ’명칭변경 대상 지역 실태보고서‘를 작성해 부산시에 제출하고, 이후 행정안전부와 국회 동의를 거쳐 내년 중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해당 사업은 구청장 공약사업으로 2019년 북구 명칭 변경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주민토론회도 진행하는 등 첫발을 뗐다. 하지만 조사에 앞서 진행한 주민 주도적 서명운동에는 목표치의 절반도 참여하지 않았다. 구에 따르면 사업 추진과 함께 2019년 5월부터 진행한 서명운동에 지난달 기준 6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당초 목표치로 전체 구민 절반에 이르는 14만6000여 명을 설정했지만, 실제 참여율은 4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구 관계자 “서명운동은 법적 효력이 있는 조사가 아니었고 주민들에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애초 계획에도 공식적인 의견조사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약 29만 명에 달하는 구민 중 1000명의 의견으로 결정한 조사 결과에도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동철 북구의원은 “구민 1000명 중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결과가 있어야 반대 의견을 가진 구민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