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동서를 잇는 마지막 구간 반송터널에 대한 국비지원이 무산됐다. 반면 승학터널·제2대티터널·황령3터널 건설은 정부의 ‘제4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계획’(2021~2025년)으로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예산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던 3개 사업 진행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동부산권 일대는 교통난 가중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열린 도로정책심의위원회에서 승학터널을 비롯해 전국 23건(65.6㎞)의 도로 건설을 확정했다.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 사업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된다. 교통 혼잡 해소와 물류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인정돼야만 심의를 통과할 수 있다. 지자체는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설계비와 공사비의 50%를 각각 지원한다.

사상구 엄궁동과 중구 중앙동을 잇는 승학터널은 연장 7.7㎞이며 사업비는 5220억 원이 책정됐다. 사하구 괴정 교차로와 서구 충무동 4거리를 연결하는 제2대티터널 건설에는 2372억 원이 투입된다. 길이는 2.7㎞다. 남구 대연동 대연램프와 연제구 연산동 신리3거리 구간에 들어설 황령3터널은 연장이 4.1㎞(사업비 3250억 원)다.

시는 이들 터널이 완공되면 물류비용 절감뿐 아니라 도심 내 통행시간 획기적 단축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는 국토부의 도로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반송터널(금정구 회동동~해운대구 송정동·9.2㎞·5880억 원) 건설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국토부의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은 반송터널이 사업비에 비해 경제성이 낮은 점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간사업으로 진행되는 승학터널과는 달리 반송터널 건설에는 국비가 대거 지원돼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국토부가 경제적인 면을 우선시하다 보니 반송터널 건설이 가져올 교통량 분산 효과를 너무 낮게 평가했다고 반발했다. 동부산권의 오시리아 관광단지 일대는 2019년 방문객만 1000만 명에 달하는 등 최근 주말을 중심으로 교통량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심의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교통량 분석과 관련된 국토부의 현행 지침이 주중 수요만 고려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국비를 지원받을 다른 방법을 통해 반송터널 건설이 이뤄지도록 국토부와 접촉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