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에서 1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부산시는 21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했다. 이번 주말까지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부산지역 신규 확진자가 97명이 추가되는 등 급증세가 심상치 않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루 확진자 97명은 지난해 초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최다 인원이었던 82명(지난해 12월 12일)을 넘어선 최다 기록이다.

박 시장은 “유흥시설과 식당·카페 등의 운영을 제한하고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했지만 확진자 증가 추이가 너무 가파르다”며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4단계 격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특정시설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소집단 형태로 퍼져 있어 심각성은 더 크다는 것이 시의 분석이다. 이날 유흥주점 관련 신규 확진자는 5명, 남구 미용업소에서는 n차 접촉자 2명이 추가됐다. 사하구 소재 고교는 기존 확진자의 가족 1명과 지인 9명이 확진됐으며, 시립예술단에서는 접촉자 1명이 추가 확진됐다.

안병선 시민건강국장은 “부산 전역에 걸쳐 소집단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특정 업종이나 시설을 묶는 것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시민에게 잠시 일상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거리두기 격상”이라며 “현재 1주일 평균 인원은 60여 명으로 3단계 기준인 68명에는 못 미치지만 선제적으로 단계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미 밤 10시 이후 집합금지, 5인 이상 사적 모임금지 등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방역 수칙을 적용하고 있어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결혼·장례식장과 집회는 100명 이상 모임 금지가 50명 이상으로 강화되고, 종교시설은 전체 좌석수의 20%, 학원은 좌석 2칸 띄우기 또는 6㎡에 1명만 가능해진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