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부산도 21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오는 주말 대규모 관객이 운집하는 ‘나훈아 콘서트’가 예정돼 있어 시민 불안이 커진다. 현재 거리두기 지침상 최대 5000명까지 모일 수 있어 공연 개최에는 문제가 없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계 기관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부산 벡스코에 따르면 오는 23~25일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콘서트가 열린다. 하루 2회씩 3일간 총 6회 공연이 진행되며 한 회 공연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지난달 29일 티켓 예매 당시 2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을 만큼 인기가 높아 이번 6회 공연 동안 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6~18일 동안 대구에서 열린 나훈아 콘서트에는 3일간 2만2000명이 다녀갔다. 당시 대구시는 3일간 현장 인력을 투입해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했다.

부산시는 21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2~4단계까지는 좌석 한 칸 띄우기가 적용되며, 공연 시 회당 최대 관객수 5000명 이내로 제한될 뿐 공연 개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2, 3단계까지는 공연 운영 시간에 제한이 없지만 4단계에서는 밤 10시 이후는 제한된다.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에 접어들고 부산에서도 이날 97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돼 역대 최다를 기록한 상황에서 대규모 콘서트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지난 10, 11일 청주시에서 열린 미스터트롯 TOP6 콘서트 이후 가수 장민호와 영탁이 감염된 것도 걱정을 키운다. 청주시는 공연과 관련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당시 1만 명 이상 찾아 집단감염의 우려도 상존한다.

신현교(34) 씨는 “부산에도 하루 1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올 만큼 초비상 시국인데 실내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어도 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며 “5인 이상도 모이지 말라고 하는 판에 5000명은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벡스코는 시민 우려를 감안해 대구에서 열린 나훈아 콘서트 때보다 더욱 엄격한 방역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출입자 명부 관리를 위해 사전 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했다. 또 기본 수칙상 하루 1회 이상 소독인 것을 하루 4회 이상으로 늘렸으며, 공연 전후로 환기해야 하던 것을 공연장 입·퇴장 및 공연 전 시간 동안 환기하는 것으로 강화했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관람객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즉각 퇴장 조치하도록 했으며 운영·방역 인력도 평상시 배 이상인 200명으로 대폭 늘렸다. 벡스코 관계자는 “대구에서 열린 콘서트에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부산 공연에선 더욱 채우기로 했다”며 “다음 주로 예정된 미스터트롯 콘서트도 날짜를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