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한 부산 북항재개발 매립지 경계 조정에 대해 중구의 손을 들어준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 결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온 동구가 결국 대법원 제소를 결정했다. 교부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회유 작업에 나선 부산시의 노력도 무위에 그쳤다.

동구는 중분위의 북항 매립지 경계 조정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제소한다고 6일 밝혔다. 제소는 중분위 결정문이 송달된 날(지난달 25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구는 오는 9일 안에 소장을 낸다.

중분위는 지난달 17일 열린 심의에서 오페라하우스와 IT영상전시지구 4곳 중 2곳을 중구의 행정구역으로 편입하도록 의결했다. 나머지 IT영상전시지구 2곳은 동구에 속하게 됐다.

애초 중분위는 영주고가도로를 기준으로 경계를 지어야 한다는 부산항만공사(BPA)의 안을 지지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항 재개발 수혜가 대부분 동구에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해 ‘중구 달래기’용 결정(국제신문 지난 5월 19일 자 3면 보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분위의 결정문을 살펴보면, 이번 결정은 매립지 경계 조정의 기준을 엄격히 따지기보단 중구에게도 재개발의 혜택을 안겨줘야 한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점이 분명하다. 중분위는 2015년 대법원이 평택·당진항 경계 조정 사건을 판단할 때 내세운 근거(매립 추진 계획·주민 정서 및 편의성·행정 효율성·국토 이용의 효율성·공유수면 상실 이익 등)로 따져봤을 땐 두 지자체의 조건에 큰 차이가 없다고 봤다.

다만 영주고가도로가 현재 두 지자체의 육상 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나머지 조건이 비슷하다면 ‘국토의 균형 발전’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중분위는 ‘중구가 북항 재개발 사업 2단계 대부분이 동구에 귀속될 예정이므로 1단계는 중구가 요구하는 경계대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일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경계 조정의 합리적 근거 없이 단순히 ‘이번엔 중구 편 들어주자’ 식으로 결정 내려진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매립지의 경계를 가르는 기준보다는 그저 중구가 불쌍하다는 식으로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양 지자체 간 다툼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화해를 주선한 부산시도 체면을 구겼다. 시는 지난달 29일 최형욱 동구청장과 만나 ‘지자체 간 경계 조정 갈등이 생길 때 시가 지역 숙원사업 해소 차원에서 교부금을 전달해 화해시킨 사례가 있다’고 설득했다. 시 관계자는 “중분위 결정이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례가 한 번도 없다. 두 지자체가 매립지를 놓고 다투는 모양새도 시민의 눈에는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