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4년제 34만9124명 뽑아
- 인서울 대학 쏠림 가속화 우려
- 지역대 수시 86.1%로 높여
- 신입생 미달 사태 예방에 사활

학령 인구 감소의 여파가 해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학생 수는 더 감소하는 반면 전국 4년제 대학의 모집정원은 되레 증가한다. 2년 뒤 2023학년 대입에서 지역대학의 신음은 더 깊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서울’ 쏠림은 가속화되는 ‘대입 인플레’가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여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9일 내놓은 ‘2023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보면, 전국 198개 대학의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원은 34만9124명이다. 2022학년도 정원(34만6553명)보다 2571명 증가한 수치다. 반면 2023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내년 고3 수는 44만7233명으로 올해 고3(45만2137명)보다 4904명 줄어든다.

올해 발생한 정원 미달의 악순환으로 빚어진 현상이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수시·정시·추가모집에서 신입생 수를 못 채운 대학은 결원 만큼의 정원을 2년 후 입시에 더해 모집할 수 있다. 상당수 지역대학에서 올해 입시에서 생긴 결원을 2023학년도에 채우려 하면서 이런 정원 증가 현상이 발생했다. 일부 수도권 대학에서도 결원이 발생하지만, 학교의 명성이 떨어질까 우려해 별도 추가모집을 하지 않고 결원을 2023학년도 정원에 이월한 것도 한 요인이다.

학생 수는 줄고 모집정원은 증가하면서 ‘변종입시 전략’이 주된 흐름이 될 것으로 입시업계는 전망한다. 여태껏 대입은 수시와 정시모집 등 크게 투 트랙으로 진행됐으나, ‘수시(1차)→정시(2차)→추가모집(3차)’ 형태의 지원 시스템이 안착될 것으로 본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2021학년도 입시에서 추가모집을 통한 충원이 3만 명으로, 정시 모집인원 5만 명과 비슷했다. 수시에서는 전국 대다수 수험생이 수도권 대학부터 지원하고, 중하위권이라도 정시에서는 지역거점국립대 등을 타깃으로 성적보다 상향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3차 추가모집을 통해 안정권에 지원하는 입시 전략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정시에서 9등급 중 3, 4등급을 받아야 입학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던 특정학과의 경우 추가모집까지 눈치 작전만 잘 하면 7, 8등급을 받고서 들어갈 수 있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3단계 입시전략이 일반화되면 지역대학은 정원 모집 측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수시를 통해 최대한 신입생을 끌어 모으고, 정시·추가모집에서 ‘학생 모시기’ 전략을 펴야 할 판이다. 이 때문에 지역대학은 수시모집 폭을 2022학년도 82.3%에서 2023학년도 86.1%까지 높였다.

부산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특정학과를 고집하지 않으면 성적에 관계없이 웬만한 지역대학은 들어가기 쉬운 틀이 짜여졌다.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입학 정원을 줄이는 조처를 시행하지 않으면 지역대학의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