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29일부터 약국에서 판매되는 가운데 혼란이 예상된다.

2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관계자가 이날 입고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약국영업 및 유통 전문회사 온라인팜을 통해 전국에 유통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자가검사키트는 사용자가 직접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를 키트에 떨어드려 15~30분 안에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1개에 1만6000원이며, 개당 2회 검사분이 들어있다.

키트에 붉은색 두 줄(대조선C, 시험선T)이 나타나면 양성, 대조선 한 줄만 나오면 음성이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는 사용 방법이나 환경에 따라 ‘가짜 음성’ 혹은 ‘가짜 양성’이 나올 수 있다.

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유전자 증폭 (PCR) 방식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음성’이 나오더라도 감염이 의심되거나 증상이 있으면 PCR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가검사키트 사용 시 반응 시간을 초과하거나 (키트, 면봉 등이) 이물질로 오염된 경우 가짜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검사 전후 주변을 환기하고, 깨끗하게 손을 씻고, 검사에 사용한 면봉·키트·장갑 등은 비닐에 밀봉해 잘 폐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대본은 이날 자가검사키트 사용 원칙 및 유의사항을 담은 안내 자료도 질병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달부터 학교를 돌며 희망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PCR검사를 시행하면서 자가검사키트도 “제한적으로 학교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자자검사키트와 관련해 “우선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100명 이상의 기숙형 학교나 운동부 운영학교 등에 제한적·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21일 ‘코로나19방역대응 강화 조치 발표’ 브리핑 때만 해도 자가검사키트 도입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8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는 “(그 이후) 자가검사키트 2개 제품이 3개월 한시 기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상황 변화가 있었다”며 “우려스럽지만, 중앙집중적 검사 시스템에서 다중적인 검사 체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제3차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에서 자가검사키트 학교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유 부총리는 자가검사키트 학교 도입과 관련해 “학교는 검증된 방법만 활용해야 하는 중요한 곳인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이 자가검사키트를 제한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유 부총리는 “서울 지역은 서울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관계자도 자가검사키트 도입에 대해 “시범적으로 도입한 결과가 나오면 학교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안이 들어왔기 때문에 관련 사항 검토는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