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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즉결심판 651명 확인…피해 구제의 길 열렸다

최근까지 항쟁 참여 입증 안돼…피해 신고에 ‘보류’ 결정 받기도

  • 국제신문
  •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1-04-18 21:37:24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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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확보된 국정원 자료 속
- 명단·수사 결과 등 기록 발견
- 관련자 명예회복 큰 도움 기대

“부마민주항쟁 때 군사정권에게 아무 이유 없이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런데도 ‘내가 당했다’는 기록이 없어서 다들 구제를 못 받았죠. 즉결심판 기록을 찾았다고 하니 이제부터라도 바로 잡아야죠.”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당시 모습.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앞에서 탱크를 앞세운 계엄군이 삼엄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국제신문 DB

제정화(64) 씨는 부마민주항쟁 발발 이틀 째인 1979년 10월 17일 국제시장 일대에서 벌어진 가두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와 함께 시내를 거닐었다는 이유로 경찰의 몽둥이 세례를 받아야 했다. 이후 중부경찰서로 연행됐다가 영도경찰서로 옮겨진 그는 구류 15일의 즉결심판을 선고받아 해운대경찰서에 입감됐다. 그의 나이 22세 때다.

4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씨는 부마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즉결심판에 처했다는 기록이 없었던 탓이다(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일 자 6면 보도). 그가 항쟁에 참여했었다는 사실을 증언할 사람도 이미 세상을 떠나 인우보증서를 낼 수도 없었다. 이 때문에 제 씨는 지난해 열린 부마항쟁 관련자 심의에서 ‘보류’ 결정을 받아야 했다.

제 씨뿐 아니라, 1979년 10월 당시 독재정권에 맞섰다가 즉결심판에 처해진 526명의 부산시민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마산(현 경남 창원시)에서는 이미 즉결심판 대상자 125명 중 122명의 기록이 확보된 것과 달리, 부산에서 즉결심판을 받은 이들 전원에 대해선 그 어디에도 항쟁 참여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었다.

40여 년간 명예 회복에 어려움을 겪던 이들에게 새 길이 열렸다.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및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는 부마민주항쟁에 뛰어들었다가 즉결심판에 회부된 651명(부산 526명·마산 125명)의 수사 결과와 처리 평정표 등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자료는 지난달 24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확보한 총 132건 1447쪽 규모의 부마항쟁 관련 문서 속에서 발견됐다. 자료에는 부산지역 즉결심판자 전원의 기록이 들어있다. 또 항쟁 참여자 중 군 검찰로 송치된 구속자 2명과 마산지역 즉결심판 대상자 3명의 공무장부도 추가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부산지역 경찰서를 중심으로 즉결심판 기록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2011년 사상경찰서에서 자료 보관 기한 만료로 관련 기록 전부를 폐기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즉결심판자 대부분이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는데 곤란을 겪었다. 지난 1일 기준 위원회에 피해 신고를 한 즉결심판 대상자는 40명에 그친다.

위원회 차성환 상임위원은 “숙원이었던 부산지역 즉결심판 대상자 기록이 확보되면서 당시 항쟁 참여자들의 명예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밖에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항쟁의 진실 또한 새롭게 발견될 가능성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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