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경남 양산시 물금신도시의 주상복합 다인로얄팰리스 1차의 수분양자 500여 명이 사업자가 내야 하는 중도금 이자를 자부담(국제신문 지난 2월 9일 자 9면 보도)하는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대출금 상환까지 떠안을 처지에 놓여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양산시와 물금 다인 1차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상진) 등에 따르면 부산지역 5개 새마을금고로 구성된 물금 1차 다인로얄팰리스 대주단은 최근 수분양자들에게 오는 31일까지 중도금을 상환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물금 다인 1차 수분양자들은 “중도금(분양금액의 65%)을 무이자로 대출받기로 하고 계약했는데 도중에 대출이자를 떠안은 데 이어 준공도 안 된 상태에서 원금까지 내라니 기가 막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산 물금 다인 1차(17층)는 오피스텔 465실, 상가 194실 등 모두 659실이다. 하지만 사업자 측의 자금난 등 문제로 공사가 늦춰지다 애초 준공일을 3개월이나 넘긴 2019년 10월부터 64% 공정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2019년 12월부터는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매달 40만~50만 원의 중도금 이자를 수분양자가 낸다.

이번 통보로 수분양자들은 88.97㎡ 면적의 오피스텔 기준 1억4000만~1억5000만 원의 중도금까지 갚아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수분양자 중에는 상가와 오피스텔 등을 포함해 2채 이상 계약한 사람도 적지 않다. 이자만도 매달 100만 원 이상을 내야 하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개인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1억 원이 넘는 거액의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수분양자 가운데 상당수가 대출금 미상환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한 수분양자는 “사업 시행자와 대주단이 모든 책임을 수분양자들에게 떠넘긴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대주단 측의 한 관계자는 “연대 보증인인 사업자 측이 지급 능력이 없는 상태여서 원칙에 따라 조처할 수밖에 없다”며 “양산시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만큼 대출 연장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