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원전지역 아냐” 불응

정부가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건설을 추진하자 인접한 울산 북구와 주민, 탈핵단체 등이 자신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데 대해 연일 반발하고 있다.

이동권(오른쪽 두 번째) 울산 북구청장 등 전·현직 북구청장들이 지난 15일 산업자원부의 월성원전 맥스터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진 뒤 북구청에서 월성원전까지 도보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산 북구 제공

월성핵쓰레기반대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는 17일 오후 울산 북구청 광장에서 500여 명의 구민과 회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2시간여 동안 ‘월성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반대 시민걷기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걷기대회에 앞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과 현안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지난 15일에는 전·현직 울산 북구청장들이 건설에 ‘구민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하는 도보 행진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 전·현직 구청장과 참가자들은 북구청 광장을 출발해 경주 월성원전까지 20㎞ 구간을 걸어가며 구민 의견 수렴 필요성을 홍보했다.

13일에는 고준위핵폐기물 전국회의, 탈핵시민행동 등 전국탈핵단체 등이 “대책 없이 맥스터만 짓는 것에 반대한다”며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북구와 반핵 단체가 연일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경주 월성원전에 맥스터 건설을 추진하면서 인근 울산 북구민의 의견은 외면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월성원전과 최단 8㎞ 거리에 있는 울산 북구는 맥스터 건설에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으나 건설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북구 주민 의견 수렴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산업자원부는 울산 북구는 원전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이에 이들 단체는 연일 집회를 벌이며 맥스터 건설 찬반을 묻는 울산 북구 주민투표를 6월 5,6일 진행키로 했다. 이 투표가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 법적 효력은 없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맥스터 건설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게 이들의 각오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