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가 포로수용소 유적지에 ‘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한다. ‘반공’ 위주 전시에서 벗어나 평화를 강조해 거제시가 ‘평화의 도시’로 발돋움하는 주춧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시는 거제포로소용소 유적공원 내에 2024년까지 190억 원을 들여 ‘거제 평화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거제포로수용소가 단지 포로를 억류했던 장소가 아니라, 국제협약에 따라 자유와 평화를 누렸던 수용소라는 점을 강조하는 특화된 콘텐츠를 배치해 ‘평화의 도시’로서 거제의 이미지를 다지겠다는 취지다.

거제평화공원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과 의료지원을 한 5개국의 평화를 향한 고귀한 희생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평화수호대를 만든다. 전쟁과 피란 속에서 역경을 이겨낸 고아와 천막학교를 테마로 한 어린이평화전시관도 들어선다. 또 쉽게 갈 수 없는 판문점을 배경으로 한 평화정원과 당시 생활상을 반영한 피란민촌 평화시장 등을 조성한다.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보여주는 유적박물관 등도 신축한다. 시는 거제평화공원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산교육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1999년 확장 개장한 이후 1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남해안 대표 관광지로 손꼽혔다. 그러나 최근 관광객이 감소해 시는 타개책을 마련하고 거제의 이미지도 제고하려고 평화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거제포로수용소는 6·25전쟁 중 유엔군과 한국군이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1950년 11월 설치해 17만여 명을 관리했던 국내 최대 규모의 포로수용소다. 시는 거제포로수용소 관련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거제평화공원은 남부내륙철도 개통과 더불어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로 도약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