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도심녹지 파괴될 것”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2020년 7월부터 발효되면 경남 양산시 내 도로 공원 녹지 예정지 상당수가 도시계획시설 지정 이전 용도로 돌아가게 돼 난개발이 우려된다.

시는 최근 양산시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단계별 집행계획안을 잠정 확정하고 시의회 의견을 청취했다고 30일 밝혔다. 계획안을 보면 2020년 7월 일몰제 발효에 따라 자동해제되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719건이다. 이는 시내 전체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997건의 76.57%다.

시는 이 중 107건은 올해와 내년 사이 집행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시설 해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제외하고 도시계획시설 해제가 확실시되는 시설은 610건이다. 시내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61%를 차지한다. 해제되는 610건을 용도별로 보면 도로가 577건(94%)로 대부분이다. 공원은 21건(3.4%), 녹지는 6건(0.9%)으로 집계됐다.

현재 공원으로 지정된 도시계획시설은 시내에 43곳인데, 절반에 가까운 21곳이 해제되는 것이다. 녹지도 15곳 중 6곳이 종전 용도로 환원된다. 교동 춘추공원(74만 ㎡)과 물금읍 증산공원(34만 ㎡) 등 10곳은 집행 계획을 세워 도시계획시설상 공원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북면 한송예술인촌 인근의 초산유원지(84만 ㎡), 북정동 북정고분권 일원 북정9공원(132만8000㎡) 등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되는 공원·녹지 상당수가 도심지에 위치했고, 면적도 광활하다. 이들 시설이 종전 용도로 돌아가면 ‘도심의 허파’가 돼야 할 공간이 사라지고 나아가 시가지 황폐화와 생태계 파괴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해양산환경운동의 한 관계자는 “공원과 녹지는 한 번 해제되면 재지정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시가 시민 휴식공간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게을리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 시의원도 “종전용도로 대량 해제되더라도, 무분별하게 주택이나 상업 시설 등이 들어서지 않도록 난개발 예방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도로 등 연계시설 미비로 집행이 늦어져 해제가 된 도시계획시설이 많다”며 “시의회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시급한 시설은 해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