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철도 증편·시간 연장
- 취약지 전세버스 배치 등
- 시 비상수송대책 시행 불구
- 출퇴근 교통대란 불보듯
27년 만의 ‘버스 대란’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버스 노사가 근무 형태와 임금 보전 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운데, 14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당장 15일 첫차부터 운행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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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노조 파업을 이틀 앞둔 13일 부산 연제구의 한 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인상 등 중앙정부 책임을 요구하는 게시물을 단 채 정차해 있다. 김종진 기자 |
현재 부산에서 기사 5566명이 144개 노선버스 2511대를 운행한다. 시내버스는 하루 128만 명가량을 운송하는데, 파업이 시작되면 비상 수송 대책을 시행해도 버스 운송 분담률이 64%까지 떨어져 출퇴근 시간 교통 대란이 불가피하다.
13일 시내 곳곳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우려를 쏟아냈다. 직장인 신모(27·부산 금정구) 씨는 “가뜩이나 출근길에는 버스 안이 난리 통인데, 파업하면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혼잡도도 높아질 게 뻔해 걱정”이라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김모(32·부산 남구) 씨는 “1년이라는 긴 시간 정부나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정모(24·부산 연제구) 씨는 “근로시간 단축은 시대 흐름인 만큼 그에 따른 진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불편을 참고 기다려보겠다”며 “다만, 시와 버스 노사는 하루빨리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충분히 예견된 사태를 방치한 버스업계를 나무랐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버스조합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손실 규모, 또 그 손실이 버스 운영에 얼마나 타격을 주는지 근거 자료를 만들어 시와 논의했어야 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지원금을 늘려줘야 한다’는 논리만으로는 시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시는 버스 파업에 대비해 비상 수송 대책을 내놨다. 시는 도시철도가 운행하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버스정류장과 도시철도역을 연결하는 데 비상 수송 수단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우선 전세버스 300대를 도시철도와 마을버스 등이 없는 지역에 우선 투입한다. 전세버스 300대로 하루 최대 13만5000명가량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파업 첫날인 15일에는 50대만 투입돼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일선 16개 구·군이 보유한 버스 30대와 공공기관 버스 50대도 교통 취약지에 투입된다. 시는 택시 부제와 승용차 요일제를 해제하고, 공공기관 출퇴근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도시철도는 평일 50회, 토요일 72회, 일요일·공휴일 74회로 증편한다. 마지막 열차 출발 시각도 새벽 1시에서 2시로 연장한다. 경전철·동해선 열차도 10% 증편하고, 배차 간격을 조정한다. 오거돈 시장은 “버스 파업이 시작되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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